패들렛은 작년 한 해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에듀테크가 아닐 듯싶다. 나 역시 패들렛을 종종 사용했다. 과제물을 수합할 때, 프로젝트 과정 평가를 할 때, 토론활동에서 자기 의견을 나타낼 때 등등. 패들렛이 널리 쓰이는 이유는 다양한 형태의 게시물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게시물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사진, 동영상, 음성을 첨부할 수 있다. 또한 PC 화면 자체를 녹화해 올리거나 링크를 연결해 올릴 수 있다. 게시물을 어떤 형태로 올리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수업을 디자인할 수 있다고 본다.
패들렛을 이용해 '독도 지키기' 사회 수업을 하다
작년 11월에 우리 반 아이들과의 수업 이야기를 패들렛의 기능과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사회책 99~101쪽
사회책을 보는 순간 '이건 패들렛용 수업이구나.' 생각했다. 2학기부터 ZOOM으로 사회 수업을 하며 생긴 습관이다. '이건 잼보드용 수업, 이건 구글어스용 수업, 이건 ZOOM으로 하기엔 의미 없는, 그래서 온라인 동영상 수업으로 대체해도 될 수업...' 이렇게 분류하는 습관.
< 수업 준비 >
교실 수업을 할 때보다 ZOOM 수업을 할 때, 수업 준비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든다. 두 세 배 정도.
우선 패들렛을 하나 만들어, 학생들이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게 권한을 설정하고, 패들렛 주소 링크를 학생들에게 안내한다.
1. 패들렛 만들기
우선 패들렛에 들어간다.
많은 학교 선생님들이 패들렛을 능숙하게 다루시지만, 이 글에서는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내 브런치 글을 학교 선생님이 아닌 분들이 더 많이 본다는 것, 학교에서만 ZOOM 수업을 하는 게 아니라, 학원, 동호회, 종교모임, 치료센터 등 많은 곳에서 ZOOM을 사용한다는 것을 통감했기에.
한 사람당 5개 패들렛을 무료로 만들 수 있는데, 나는 남편 계정까지 동원해 10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가족 계정을 동원하지 않아도, 구글 개인 계정을 여러 개 만들어 패들렛 계정을 여러 개 만들면, 그만큼 더 사용할 수 있다. 이것도 귀찮다면 월 8000원을 지불하는 유료 회원이 되면 패들렛을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다.
2. 패들렛 권한 설정 및 주소 안내하기
위와 같은 '권한 설정'을 깜빡하고 안하고 아이들에게 링크 주소를 안내했다가 낭패를 본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선생님, 글이 안써지는데요."
"뭘 올리라는거예요? 작성 자체가 안되는데..."
기억하자. 프라이버시를 '공개/작성가능'으로 변경하기.
3. 배경화면을 수업 주제에 맞게 바꾸기
패들렛 자체에 감성적이고 예쁜 배경화면들이 많아 '선택'해 바꾸면 된다. 나는 수업에 맞는 이미지를 찾아 바탕화면에 저장했다가 배경화면을 즐겨 바꾼다. 배경화면을 수업 주제에 맞게 바꾸는 것은 우리가 수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환기시키며 좀더 수업에 집중시키게 하기 위함이다.
배경화면 사진 출처 : 한국토지공사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에서 '독도 자연환경'으로 검색하여 얻은 이미지로 배경화면을 바꾸었다. 그리고 패들렛 스타일을 '셀프'로 선택하고, 수업 안내와 모둠 이름을 담은 6개 컬럼을 만들었다.
4. 패들렛 컬럼에 '수업 안내' 게시물 올리기
아이들이 패들렛에 접속하면 스스로 수업을 할 수 있게 '수업 안내' 컬럼에 활동 안내 게시물을 올렸다. 아이들은 내가 미리 녹화해서 올려놓은 구글어스 독도 영상을 시청하고, 모둠 회의를 통해 독도를 지키는 다양한 활동거리(독도 캐릭터 만들기, 독도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나 단체 소개하기, 독도 홍보 노래하기, 독도 라디오 홍보 광고 만들기) 가운데 몇 가지를 선택할 것이다. 다음은 패들렛 첫 번째 컬럼에 올린 수업 안내이다.
패들렛 '수업안내' 게시물들
여기서 잠깐, 패들렛 화면 녹화 기능을 알아보자
패들렛 화면 녹화 기능을 이용해 '구글어스로 독도 살펴보기' 동영상을 직접 만들었다. 구글어스에서 독도를 찾아보고 스트리트뷰로 자세히 살펴보는 내용이다. 나머지 게시물은 글쓰기와 업로드 기능을 이용.
패들렛 화면 녹화 기능은 '뉴스 영상 만들기' 국어 ZOOM 수업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잼보드 화면에 기사 하나를 작성하고 기자처럼 자기 목소리를 덧입혀 PC 화면을 패들렛으로 녹화하면, 그 녹화 영상이 바로 '기자 영상'이 될 테니까. ZOOM에서 앵커 역을 맡은 아이가 멘트를 하고, 중간중간 패들렛에 올린 '기자 영상' 을 ZOOM '화면공유'로 보여주면, 그게 뉴스가 되겠지. 앵커 역을 맡은 아이의 가상화면을 방송사 스튜디오 이미지로 설정하면 더 실감날 듯 하다. 아이들과 한번 해봐야지.
< 수업 장면 >
아이들은 2교시 동안, 모둠 회의를 하고 개인 또는 팀별 활동을 거쳐 다음과 같은 게시물을 패들렛에 올려주었다.
1. 독도 캐릭터 만들기
미술을 잘하는 아이들 총집합. 독도산호, 끼리, 독도갈매기, 치치, 우딱이가 아이들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진환, 은우, 윤지, 지우는 종이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어 설명글과 올린 반면,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 수인이는 패드 그리기 도구를 이용해 캐릭터를 그렸다.
2. 독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개인이나 단체 조사하기
재승, 원진, 윤호, 소현이는 인터넷에서 자료를 조사해 올렸다.
3. 독도 홍보 라디오 광고 만들기
독도 캐릭터는 미술을 잘하는 아이들이, 인터넷 조사는 복잡한 것을 하기 꺼려하는 아이들이 선택을 했을 것이다. 남은 것은 라디오 광고 만들기, 노래 만들기와 같은 부담스럽고 묵직한 활동들. 서준이와 준영, 하나와 예인, 혁준이와 건호, 석빈이와 인후가 팀을 이루어 라디오 광고를 선택해 주었다. 이런 고마운 아이들로 인해 모둠 활동은 다채로워진다.
석빈이와 인후는 '목소리 변조' 앱을 이용한 녹음으로 아이들에게 웃음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하나와 예인이는 이 독도 광고는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 일본 사람이 들어야 한다며, 번역 앱을 이용해 우리말 대사, 일본어 대사를 연이어 녹음했다. 들어보니 우리말 다음에 AI의 일본어가 바로 녹음되었다. 아이들은 이렇게 창의적이다.
패들렛 음성 녹음 기능
음성 녹음 기능을 이용해 노래도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 '독도 홍보 노래 만들기'를 선택한 아이들은 아쉽게도 한 명도 없었다. 랩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다음에 이런 수업을 또 하게 된다면 그때는 필수 선택으로 넣어야지. 싱어게인 못지않은 열창이 나오리라 생각한다.
<수업 평가>
'좋아요-하트' 로 상호 평가하기
작업 시간이 모두 끝난 후, 친구들이 올린 게시물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 보고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시물에 '좋아요-하트'를 누르게 했다. 상호 평가 시간. 각 모둠의 게시물 하트 합계로 평가를 하고 보상을 했다.
패들렛 '반응'으로 상호 평가하기
위와 같이 반응을 '좋아요'로 선택해 놓으면 친구들 게시물을 평가할 수 있다. '좋아요' 이외 '투표', '별점', '등급'이 있는데, '좋아요'가 단순하고 합계를 계산하기 편해 주로 이용했다.
패들렛의 다양한 기능을 설명하는데 중점을 두어 글을 썼더니, 시간도 더 많이 들고 글쓰기도 어려웠다. 그래도 보람차다. 쓰는 동안 패들렛 이곳저곳을 더 살펴보았는데, 그 사이 몇 가지 기능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패들렛은 종합선물세트가 맞는 듯.
-----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반 아이들 이름은 가명입니다.
----- 저의 좌충우돌 ZOOM 수업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음에는 저 역시 조금씩 나아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