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n-being, 나를 만드는 'Practice'
We are what we repeatedly do.
우리는 우리가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다.
Excellence, therefore, is not an act but a habit.
탁월함은 하나의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You are what you eat(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이다.)"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우리의 몸은 말 그대로 우리가 먹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죠. 물론 운동 등의 활동이 영향을 미치겠지만, 어쨌든 우리 몸에 들어오는 영양 성분은 우리가 먹는 것으로 한정돼요. 식습관이 그만큼 중요한 거죠.
그렇다면 우리의 정체성은 어떨까요?
앞서서 'Own-being'의 첫 번째 레이어 'Identity'에 대해 다뤘죠.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정체성을 만드는 건 'Identity'를 세우는 것 만으로는 부족해요.
그것은 설계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설계도가 있다고 건물이 완성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Motive(존재 이유)'
'Direction(장기 목표)'
'Code(핵심 가치)'
를 정의하는 것으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증명할 수 없습니다.
말은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 말은 공허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브랜드들도 마찬가지죠.
슬로건이나 철학이 아무리 그럴싸해도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만드는 건 결국 '일관된 실행'이에요.
그 기업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모여
신뢰를 쌓고, 이미지를 만들고, 정체성이 되죠.
우리 개개인의 정체성도 이런 '일관된 실행'이 중요해요.
'Identity'는 나침반이자, 설계도예요.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고 싶은가에 대한 계획이자 다짐이죠.
반면 Practice는 나침반의 방향에 따라 걷는 것 그 자체이고, 설계도에 따라 기둥을 쌓아 올리는 것이에요.
우리의 정체성은 행동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거죠.
우리의 행동에는 두 종류가 있어요. 'Rhythm'과 'Sprint'죠.
'Rhythm'은 루틴에 가까워요. 그 행동 자체가 중요한 활동이죠.
예를 들면 아침에 꾸준히 달리기를 하거나, 하루에 15분씩 독서를 하는 것처럼요. 반복적인 실천을 통해 나의 생활방식과 태도를 형성해 가는 방식이에요.
결과가 없어도 괜찮아요. 달리기를 한다고 해서 꼭 대회에 나가지 않아도 괜찮듯이요.
꾸준한 반복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행위예요.
'Sprint'는 단기 집중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어요. 명확한 마감일과 결과물이 있죠.
자격증이나 책 출간, 강의 제작처럼 성취할 대상이 있죠.
그런 성취를 통해서 나의 Identity를 증명하는 행위이기도 해요.
'Rhythm'과 'Sprint'의 차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게요.
'Rhythm'은 결과보다는 '그 행위를 지속하는 삶 자체'에 의미를 둬요.
예를 들어 아침마다 명상을 하거나, 일주일에 몇 번씩 달리는 행위는 그 자체로 '나는 이런 삶을 사는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죠. 'Identity'를 살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반면 'Sprint'는 '내가 해낸 것'을 보여주는 행위예요.
결과물이 비교적 명확하고, 그것을 통해 내 가능성을 입증하죠.
'Identity'를 증명하는 데 목적이 있어요.
'Sprint'는 특정한 결과물을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집중력과 에너지의 밀도가 중요해요.
그래서 한 번에 1개 혹은 2개만 병행하는 게 좋죠. 스페인어 시험과 마라톤 대회, 책 출간 준비를 동시에 한다고 생각하면... 벌써 머리가 아파옵니다. 세 개 모두 높은 집중력을 발휘해서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모두 놓치고 말겠죠.
반면 'Rhythm'은 일상적이에요. 아침에 달리기를 하고, 저녁에 책을 읽고, 주말에 글을 쓰고... 여러 가지를 병행해도 문제가 없죠. 시간이 허락한다면 말이에요. 결과물을 만드는 것보다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Rhythm'은 내가 무엇을 얼마나 하는지가 가장 중요해요. 그래서 계획도 'Input'을 중심으로 세워야 해요. "매주 3회 달리기", "하루 한 번 책 읽기"처럼 내가 투입하는 노력과 시간을 중심으로요.
'Sprint'는 결과물이 중요한 만큼 목표를 세울 때도 산출물이 중요해요. 기본적으로 'Input'(시험을 예로 든다면 공부 시간)을 계획하기도 해야지만, 자격증 획득이라는 'Output'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죠. "풀코스 마라톤 4시간 이내로 완주하기"처럼요.
저도 이 기준을 중심으로 제가 하는 활동을 구분하고 조정해요.
Rhythm
달리기: 2년째 아침 달리기를 이어가고 있어요. 목표는 주 3회 이상
헬스: 체력 관리를 위해서 1년 전부터 주 2회 이상 다니고 있어요.
뉴스레터 글쓰기: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장기 목표인 만큼, 기한을 두지 않고 꾸준히 글을 쓰고 있어요. 2주에 1회.
사이드 프로젝트: 오디오 콘텐츠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요. 뚜렷한 마감일이 없이 꾸준히 올릴 예정이라 'Rhythm'으로 분류했어요.
필진 기자 활동: 온라인 언론사에서 외부 필진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1년 계약이긴 하지만 정해진 분량의 글을 꾸준히 올리는 일이라 'Rhythm'으로 분류했어요.
Sprint
브런치북: 지금 쓰고 있는 <Own-being>을 연말까지 완성하는 게 목표예요.
브랜딩/마케팅 강의 촬영: 최근에 제안을 받아 올 가을에 유료 강의를 제작할 예정인데요. 강의 촬영이라는 명확한 결과물과 마감기한이 있어 'Sprint'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개인 사업: 브랜디드 굿즈를 만드는 일을 기획 중인데요. 뚜렷한 매출 목표을 가지고 있어 Sprint로 분류했어요. 다만 먼저 하고 있는 두 개의 프로젝트들이 마무리되면 연말부터 시작할 예정이에요.
그냥 하면 되지, 왜 이렇게 분류를 하는 걸까요?
이렇게 나누는 이유는 저의 시간과 에너지라는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기 위해서예요.
'Sprint'는 집중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번에 1~2개만 진행해요. 겹치지 않게 배분하죠.
'Rhythm'은 동시에 여러 개를 병렬로 관리할 수 있어요. 물론 전체적으로 시간 관리는 해야겠지만 물리적인 시간만 있으면 할 수 있는 활동 들이죠.
또 한 가지, 대부분의 활동은 제 'Identity'와 연결돼 있어요. '뉴스레터 글쓰기', '사이드 프로젝트', '브런치북', '브랜딩/마케팅 강의' 같은 것들이죠.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어요.
하지만 모든 게 꼭 'Identity'와 연결되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단순히 재미나 필요에 의해서 하는 일도 있어요. 운동 같은 것도 그렇고, 여기에 적지는 않았지만 외국어 공부 같은 게 그렇죠.
"나는 내가 반복하는 행동으로 이루어졌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이야기하고 싶어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이 프레임으로 한 번 살펴보세요.
나의 'Identity'와 얼마나 연결되어 있는지,
꾸준히 함으로써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활동인지,
결과물로서 나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일인지를요.
단순한 할 일 목록을 넘어 나를 만드는 구조가 보일 거예요.
다음 글에서는 계획이 왜 작심삼일로 끝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 지속 가능한 계획을 세우는 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