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5 화요일

매일의 복리

by anna

비가 내린다. 이제는 겨울비라고 봐도 될까 싶다. 겨울로 갈수록 내리는 비는 점점 온도를 낮추는 비라던데. 다음 주 일기 예보를 보니 영하의 날씨가 곧이다.


어제는 문득 '복리의 마법'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오늘 하루도 별거 없이 보낸 거 같지만, 매일 조금씩 하는 습관과 일상들이 쌓여서 복리가 된다는 말이다. 나는 늘 제자리에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거 같지만, 실은 그런 제자리걸음들이 하나둘씩 쌓이고 있고 언젠가 복리가 되어서 나를 반짝반짝 빛나게 해 줄 거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쉽다.


요즘 우리 집 작은 사람이 부쩍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빨리 컸으면 좋다가도 천천히 컸으면 좋겠는 이상한 나의 마음). 이제는 억지 떼부림 보다 차근히 설명을 하면 이해하고 이야기하려는 게 보인다. 그리고 질문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변했다(이제는 긴장해야 하는 설명의 시간들). 아이의 패션에도 변화가 생겼다. 항상 공주옷을 입는 게 좋고, 화려하고 반짝이는 옷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며칠 전 등원준비에서도 늘 고르던 드레스를 입고 등원을 하려던 아이가 한마디 한다.


"다른 옷 입고 가고 싶어"

- 응? 어제는 이거 입는다고 했잖아.

"조금 창피한데... 생일축하 할 때 입을래"


아이는 이렇게 또 한 뼘 컸다.


{동생, 찬와이}

할머니의 스카프와 손수건이 들어 있던 서랍장에 이제는 식기가 들어 있었다. 분노가 천천히 사그라들더니 소리 없는 눈물로 흘렀다. "나만 미처 몰랐을 뿐 무척 행복하게 지냈구나."라는 노랫말이 어떤 느낌인지 마침내 깨달을 수 있었다. 소위 흘러간다는 말의 의미도 이해할 수 있었다. 내 삶에서 중요한 그날 오후 내 곁에는 커러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