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
유행은 참 빠르게 지나간다. 그래도 예전에는 1년은 넘게 유행이 계속됐던 거 같은데, 최근 먹거리 유행 속도를 보면 얼리어덥터는 아니더라도 팔로워 하기도 참 벅찬 시대다.
두쫀쿠라는 이름의 디저트가 올초에 엄청 유행을 했었다. 찹쌀떡만 한 크기가 밥 한 끼 가격정도 하니 굳이 디저트를 좋아하지도 않은 나는 두쫀쿠 열풍이 불 때도 별로 관심이 없었다. 유행이 사그라들 즈음, 가격도 조금 떨어졌을 즈음, 반려인이 몇 개 사온 두쫀쿠를 먹어보고 처음 한 두 번은 맛이 있는가 싶다가도 역시 디저트는 내 취향이 아니라며 먹어봤다는 데 의의를 두었다. (사실 그렇게 맛있는지는 모르겠다. 왜 중독이 되는 맛인 건지도 잘 모르겠는 1인)
이번엔 '봄동 비빔밥'이다. 이맘때쯤이면 마트나 시장에 흔히 볼 수 있는 봄동이 어느 순간 유명 인사가 되었다. 천 원 안팎으로 사 먹을 수 있던 봄동의 몸값이 3천 원이라니!! 띠로리..... 그래도 제철 음식을 포기할 수 없으니 나에게 봄동은 두쫀쿠랑은 무게감이 다르다.
주말에 사 온 봄동으로 어제저녁에 겉절이를 해서 비빔밥으로 먹었다. 씹으면 씹을수록 달달한 맛이 올라오고 고소하니 먹고 있어도 또 먹고 싶다랄까. 봄동을 살 때마다 반려인은 신혼 때의 일을 자꾸 상기시켜 준다. 바야흐로 신혼 때, 남편에게 봄동 부침개를 해 주겠다며 큰소리쳤는데 그 당시의 나는 요리 왕초보였기에 내가 생각한 엄마의 봄동 부침개 맛이 아닌 정말 아쉬운 부침개가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다시는 시도하지 않는 요리. 그러니 봄동을 사겠다고 앞에서 서성이고 있으면 반려인은 그때 일을 회상하며 웃는다.
오늘 저녁도 봄동 비빔밥 먹어야겠다. 봄이 되면 향긋한 제철 채소들이 많아져서 너무 행복하다.
3월까지 제철이라고 하니 봄동 한번 잡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