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8 수요일

봄비

by anna

비가 내린다. 우리는 '봄비'라고 부른다.

비는 알고 있을까. 우리가 이름을 붙여서 부른다는 것을. 겨울을 끝내고 봄을 향해가는 시점에 내리는 비는 차츰차츰 온도를 올려줄 것이다. 이제 곧 여기저기 무채색이 유채색으로 바뀌어가는 봄이 오겠구나.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이어폰을 끼지 않았다.

이어폰은 왠지 출근 시간마저 아까운 현대인에게 걸어가면서나 버스에서나 들으면서라도 뭔가를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않겠다는 결심의 상징 같다. 때로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겠다는 무관심의 상징 같기도 하고. 오늘은 자연의 소리와 주변 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이고 싶은 날이었다. (비가 내려서??)


비 내리는 소리,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 버스에 탄 손님들의 말소리 등등

세상에 참 다양한 소리들이 매일을 채워간다. 얼마 전 봤던 '호퍼스'영화에서 할머니의 말씀이 생각나는 출근길이었다.


조용히 귀를 기울여보렴, 그럼 자연의 소리가 들릴 거야. 그 소리가 너에게 평온을 가져다줄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