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9 금요일

다섯 가지

by anna

출장 마지막날. 고작 3일을 KTX 타고 출퇴근했을 뿐인데 내 몸의 신경세포들은 곤두서서 피로가 극에 달한다 (지친 몸으로 퇴근하니 아이에게도 불친절해진다;). 이렇게 매일을 출근하는 사람들이 그저 존경스러울 뿐. 제법 쌀쌀해진 어두운 새벽공기를 느끼며 지하철을 타면 삶의 현장이 눈에 보인다. 다들 치열하게 각자의 주어진 하루를 보내러 가는 발길들. 지쳐 보이지만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내겠다는 눈빛. 새벽 지하철은 잠시 나태해진 마음을 다잡아주는 살아있는 자기 계발서 같다.


나에게는 없을 것만 같았던 시모와의 갈등으로 마음이 번잡스럽다 (어느 댓글에 시가는 다들 같은 학원다니냐던데...). 주말에 본가에 간다는 반려인. 아이 데리고 다녀오라고 했다. 돌아온 답변은 언제까지 안 갈 거냐는 물음. 그도 내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더니 이 물음은 내게 물음표다. 당신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 상처만 받았는데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최선을 다한 결과가 상처로 돌아오니 더는 마주할 자신도 없고, 마주하고 싶지도 않을 뿐.


{괴테 시집, 괴테}

<다섯 가지>
다섯 가지가 다섯 모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교훈을 귀담아 들어라.
거만한 가슴에는 우정이 싹트지 않고,
예의 없이 불손하면 천민이다.
악한 자는 크게 되지 못하고,
시기하는 자는 결점을 감싸주지 않는다.
거짓말쟁이는 결코 성실과 신용을 얻을 수 없다.
이것을 명심하면, 누구도 너에게서 앗아가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