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4 화요일

다정한 사람들

by anna

밤새 못다 한 서재정리를 한다고 끙끙거렸더니 아침에 몸이 천근만근이다. 눈꺼풀도 무겁다. 자꾸만 떨어지는 눈꺼풀을 부여잡고 출근을 한다. 바람이 제법 쌀쌀하다. 가을을 즐겨볼 새 없이 겨울이 문 앞에 와 있는 거 같다. 박지현 작가의 책에서처럼 어른이 되어 갈수록 낯선 타인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나도 하나둘씩 늘어간다. 내 마음이 다치지 않기 위해 사무적으로만 다가가는 관계들이 많아지면서 내 삶도 팍팍해져 갔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달라졌다. 타인에 대한 마음의 경계를 살짝 풀어놓을 수 있게 되었다. 육아의 묘미일수도.


요즘 아이가 표현하는 말을 보면 부쩍 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표현들 속에 내가 무심코 하는 말들도 보여 가끔은 나 자신을 보는 거 같아 부끄러울 때도 있다. 반려인과 오늘 하루 일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뭔가에 열중하던 아이가 한 마디 던진다. "왜 나 빼고 재미있는 이야기 하는 거야?"


{참 괜찮은 태도, 박지현}

사람은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배웠는데 이상하게 어른이 되어 갈수록 낯선 타인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늘어 갔다. 사회생활을 잘하려면 덜 믿고 덜 기대하는 것이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 그리고 그냥 사람을 믿어 보고 싶어졌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기꺼이 마음을 나눠 준 다정한 사람들 덕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