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되기 그 첫번째 여정 : 작가가 되는 마음먹기
어렸을 적 나는 책 읽기를 참 좋아하는 아이였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이었지만, 어머니는 집에 전집을 들여놓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많은 책들은 아마도 어머니의 단짝 친구분이
전집을 방문 판매하셨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인터넷 서점이 없던 시절, 책도 사람을 타고 집으로 들어오던 때였다.
그 작은 방에서 나는 파우스트를 만났고,
전쟁에 지친 안나 카레니나와 함께 숨을 골랐으며,
노인과 함께 바다로 나가 고기를 기다렸고,
모비 딕을 쫓는 사람들의 집요함을 지켜보았다.
괴테와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의 조용한 만남은
어린 나에게 꽤 깊은 위로였다.
그 시절 나는 독후감을 열심히 썼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상을 받아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조용히 결론을 내렸다.
‘아,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니구나.’
그 이후로 글쓰기는 내 삶에서 점점 멀어졌다.
대학 입시를 위해, 시험을 위해, 자격증을 위해
‘쓸모 있는 글’만 읽었다.
사회에 첫발을 디디고 나서는
‘부양’이라는 단어와 책임감이 모든 감성을 밀어냈다.
책은 언젠가 다시 만나도 될 취미가 되었다.
그러다 어느 날, 회사에서 보낸 8시간짜리 인문학 강의를 듣게 되었다.
의무 연수라며 투덜거리며 앉았지만,
강의가 진행될수록 마음이 묘하게 두근거렸다.
그 순간 떠올랐다.
‘그래, 나 원래 책 좋아했지.’
그날 이후 나는 다시 책을 펼쳤다.
인문학, 자기계발, 심리학, 재테크….
읽을수록 더 알고 싶어졌고,
알수록 내 삶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속에서 오래 잠들어 있던 호기심이 깨어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아온 여정 자체도 콘텐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청춘 시절,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밤새 토론하던 이야기들.
해수욕장에서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아내와의 7년 연애기.
3,500명 중 400명만 살아남았던
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 회사 생존기.
아이 때문에 시어머니를 모시며 살던 아내와
몰래 떠났던 짧은 일탈 여행들까지.
이 모든 장면들이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새로운 이야기일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는 말한다.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잠자고 다시 출근하는 일상만 반복한다면
100년을 살아도 결국 인생은 하루이틀밖에 못 산 거나 다름없다"고
그렇다면 나는 지금까지 과연 며칠을 살아왔을까.
나는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걸까.
그 질문 앞에서
‘나도 글을 써볼까?’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진지해졌다.
글을 잘 쓰는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은 있었고,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분명히 있었다.
무엇보다, 한 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그래, 나도 한번 작가가 되어보자.’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람을 좋아하고, 낯선 장소와 익숙하지 않은 카페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들의 소소한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될 수 있다는 걸
내가 먼저 보여주고 싶었다.
초등학교 시절,
글쓰기 상 한 번 받아본 적 없는 나도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작은 용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내 글을 보여준다는 두려움,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른다는 막막함이 먼저 밀려왔다.
‘가독성이 좋은 글이란 뭘까?’
‘지루하지 않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래서 나는 공부하기로 했다.
책을 찾아보고, 글쓰기 강의를 듣고,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하나씩 읽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사람들은 우리가 죽으면
염라대왕이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세상은 다 돌아보고 왔느냐?”
“맛있는 건 다 맛보고 왔느냐?”
그 질문 앞에서
“네, 나름대로요.”라고 대답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감성적인 장소와 여행,
맛있는 음식과 캠핑,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아보려고 한다
그렇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글을 쓰는 것인지를알아봐야겠다
이제는 너무 애써 살기보다
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처럼
조금은 느긋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록하며 살아보고 싶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작가가 되는 첫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시작이 반이라던데,
글쓰기 역시 시작이 반일까.
일단, 글쓰기 강의부터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