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만들기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사람의 첫인상을 기억한다. 따뜻한 미소를 짓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열리고, 무뚝뚝한 표정에는 저도 모르게 경계를 하게 된다.
글도 마찬가지다.
책을 펼치면 우리는 가장 먼저 제목을 보고, 그다음 목차를 훑는다.
‘이 책은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일까?’
‘내가 궁금했던 부분이 있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롤로그를 읽으며, 그 책을 끝까지 읽을지 말지를 결정한다. 사람이든 글이든, 첫인상은 단 몇 초 만에 마음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롤로그는 책의 얼굴과도 같다. 독자와 처음 만나는 순간, 그 만남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는 자리가 바로 프롤로그다.
그리스어에서 Pro는 ‘앞’, Logos는 ‘말’을 뜻한다. 결국 프롤로그란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독자에게 건네는 ‘앞선 말’이며, 글이 향할 길을 은근히 알려주는 징검다리다.
어떤 책은 프롤로그에서 강렬한 질문을 던지고, 또 어떤 책은 감성적인 한 문장으로 독자의 마음을 붙잡는다. 때로는 인용구 한 줄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무라카미 라디오』는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글을 쓸 때, 늘 독자가 내 옆방에 앉아 있다고 상상한다.”
짧지만 독자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
‘아, 이 책은 내 옆에서 나직이 들려주는 이야기구나.’
또 파커 J. 파머의 『가르칠 수 있는 용기』는 “나는 왜 교단에 서는가?”라는 질문으로 문을 연다.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질문 하나가 독자를 단숨에 자기 삶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된다.
이처럼 글을 여는 방식에는 여러 갈래가 있다. 질문으로 시작하면 독자는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답을 찾아가게 되고, 감정을 담아 시작하면 곧장 공명하게 된다. 인용문은 짧은 순간에 울림을 주고, 핵심 주제를 드러내면 독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이야기인지 빠르게 가늠할 수 있다.
좀 더 예를 들면서 자세히 알아볼까?
1) 질문으로 시작하기
- “당신은 왜 아직도 쓰지 못하고 있는 걸까?”
- “당신이 쓰려는 이야기는 정말 당신만 쓸 수 있는 이야기일까?”
--> 질문은 독자를 멈추게 하고,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한다.
2) 감정을 담기
- “지나고 나니 알겠다. 버린다는 건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마음의 연습이라는 것을.”
- “그날 이후 나는, 조금 더 부드럽게 나 자신을 대하게 되었다.”
--> 감성적인 문장은 독자의 기억과 감정을 곧장 건드리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3) 인용문 활용하기
- “사람은 누구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다만 아직 꺼내지 않았을 뿐이다.” — 미상
- “모든 삶은 문장이 되기 위해 태어난다.” — 한 작가의 노트에서
--> 울림 있는 인용구는 짧은 순간에 독자의 마음을 붙잡는 훌륭한 도구다.
4)핵심 주제와 방향성 드러내기
- “나는 단 한 번도 상을 타 본 적 없는 사람이 글쓰기에 도전했다.”
- “이 책은 평범한 사람이 글을 써가는 과정을 통해, 비범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하는 기록이다.”
--> 독자는 첫머리에서 이미 ‘이 책이 내게 필요한가’를 가늠한다.
어떤 방법을 쓰든 첫 문장은 진심을 담아 가장 아름답고도 분명해야 한다. 독자가 글을 읽어도 좋겠다고 마음을 여는 순간이 바로 그 한 문장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한 줄을 써 내려가면 좋을까.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같은 고민을 품는다.
“내 글이 누군가의 시간을 들일 만큼 가치가 있을까?”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순간, 이미 글을 잘 쓰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우리네 인생은 생각보다 다채롭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사건도 있고, 누군가의 한마디에 깜짝 놀랐던 순간도 있다. 지금 떠올려도 이불킥을 할 만큼 얼굴이 화끈거리는 창피한 기억이나, 조마조마하게 가슴을 졸였던 일, 혹은 참을 수 없을 만큼 기뻤던 경험들도 있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해 보자.
“그냥 내 이야기를 쓰면 강렬한 첫 문장이 되는구나.”
물론 중요한 건 그 이야기가 진짜 ‘내 이야기’여야 한다는 점이다.
요즘 독자들은 예리하다. 글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으면 단 몇 줄 만에 마음을 닫아버린다. 반대로 솔직한 경험이 담긴 문장은 거칠더라도 오래도록 남는다.
어느 날 서점에 들러 베스트셀러들의 프롤로그를 훑어보며 감탄한 적이 있다.
“아, 이렇게도 시작할 수 있구나.”
“이런 문장 하나가 사람을 붙잡는구나.”
결국 몇 권을 골라 필사하기로 했다. 내 손으로 문장을 옮겨 적으며, 글 속에 숨겨진 호흡과 감정을 온전히 체득할 수 있었다.
수업 시간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한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일주일에 두 시간 수업이라 부담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하루 종일 글 쓰는 게 머릿속을 맴돌아요. 글쓰는 매력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어요.”
서툴지만 글을 쓰는 재미를 하나씩 알아간다는 것, 나도 그것이 이렇게 큰 즐거움을 줄 줄은 몰랐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모여 한 챕터가 되고, 그 작은 성취가 너무나 큰 기쁨을 주면서 결국 자신만의 글쓰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는 질문이 있다.
“내 글이 정말 누군가에게 읽힐 가치가 있을까?”
내가 가장 고민하는 질문이다. 처음에도 이야기 했지만 나는 초등학교때에도 한번도 글쓰기로 칭찬을받아본적이 없다 그래도 나 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그 질문 자체가 이미 가치 있는 글의 씨앗이라고.
오늘도 다시 책상 앞으로 불러내는 문장, 다시 쓰고 싶게 만드는 물음. 그것이야말로 작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프롤로그 작성법은 알았으니 이제 본문을 써야겠지 첫 문장은 어떤 이야기로 시작해야되지? 글은 어떤 구조로 써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