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써지지 않는 날도 작가의 여정이다

글쓰기에도 "쉼"이 필요하다

by 뭉게 뭉게

예전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열심히 작성하던 시절에 유독 글이 너무 써지지 않은적이 있었다. 그 주 주말에 종각역 근처에 약속이 있어 약속시간 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였고, 종가역에 온김에 영풍문고에 갔다. 다양한 서고와 서적를 둘러보다 한 권의 책에 제목에 마음을 빼앗긴 적이 있다.


『I May Be Wrong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서서 몇 장을 넘겨보았는데, 글과 함께 실린 사진들이 묘하게 따뜻하게 다가왔다. 언뜻 훑어보고 직감했다. ‘이건 인연이다. 책의 제목과 사진에서 묘하게 가슴이 끌리는 것이 느껴졌다 ’
저자는 스웨덴 출신의 나티코 스님. 26살에 다국적 기업의 임원 자리까지 올랐지만, 홀연히 사표를 던지고 태국 밀림 속 사찰로 들어가 17년간 수행했다. 46세에 다시 세속으로 돌아와 명상과 마음의 평화를 전하다가,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2021년 세상을 떠났다. 그는 한 문장을 남겼다.


“나는 수행 끝에 초능력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내 머릿속에 떠오른 모든 생각을 다 믿지 않게 된 것이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멈춰 있었다.
최근 몇 주간 글이 써지지 않아 머릿속은 아이디어로 가득하지만 손끝은 움직이지 않았었다.
스스로를 다그쳤다.
“왜 제대로 못 쓰는 거지?”
“회사 다닐 땐 보고서도 잘 썼는데…”
“나는 작가 재능이 없는 걸까?”

그러다 문득 스님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틀릴 수도 있다.”

우리는 살면서 무의식적으로 내 생각이 옳다고 믿는다.
그래서 다투고, 상처받고, 괴로워한다.
상사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내 말이 맞아!”라고 외치는 순간, 마음의 평화는 멀어진다.
그러나 사실 그 생각은 단지 우리가 지어낸 허상일 수도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의 조세프 응우옌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현실이 아니라, 생각의 세계에 살고 있다.”


괴로움은 바깥이 아닌 내 안에서 자라난다.
나는 명상 관련 글을 읽다가 깨달았다.
‘아무 생각 없이 있는 것’, 그것이 명상의 핵심이라는 걸.
시도해보았다.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보았다.
실패했다. 생각은 끊임없이 올라왔고, 머릿속은 북적였다.
그러나 그 북적임 속에서도 숨이 트이고, 마음의 여백이 느껴졌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조급함, 비교, 자책에 매달린다.
그렇지만 때로는 멈추는 것이 필요하다.
글쓰기 관련 책들에서도 ‘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Bird by Bird』의 앤 라모트는 이렇게 말한다.

“좋은 글은 앉아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쉬고, 생각하고, 다시 돌아와 완성된다.”

The Artist’s Way』에서도 작가의 회복 시간을 창의성의 필수 조건으로 강조한다.

글을 멈춘 순간, 비로소 나 자신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나는 한 번, 글쓰기 워크숍에서 이런 경험을 했다.
한 참가자가 말했다.
“오늘 아무것도 못 썼습니다.”
그러자 강사는 웃으며 답했다.
“그럼 좋은 겁니다. 그 시간도 글을 쓰는 과정입니다.”
처음엔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깨달았다.
글이 써지지 않은 날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쉬는 동안 우리는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다독이며, 다시 글을 쓰기 위한 마음의 여백을 만든다.
외부의 인정이나 SNS ‘좋아요’는 순간의 즐거움을 줄 수 있지만, 마음 깊은 곳의 허기를 채워주지 못한다.
결국 우리는 다시 ‘지금 여기의 나’에게 돌아온다.


혹시 지금 당신도 글이 써지지 않아 답답한가?
그 순간은 작가의 여정 속 아주 소중한 시간이다.
멈춘 시간 속에서 우리는 ‘왜 쓰고 싶은가’를 다시 묻게 된다.
그 질문은 글의 방향을 잡고, 문장을 진실하게 만든다.

글을 쓰지 않는 날에도, 우리는 여전히 작가다.
멈춤 속에서 마음을 다독이고, 숨을 고르며, 다시 글을 향해 나아가는 그 자체가 바로 글쓰기다.
오늘 글을 쓰지 않았다 해도, 내일은 그 시간들이 문장 속에서 빛을 발할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글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 삶을 배운다는 점이다.
멈춤을 두려워하지 말자. 멈춤이 아니라 "쉼" 이라고 이해하자
쉼 속에서 나는 나를 돌아보고, 마음의 여백을 만들고, 다시 연필을 잡는다.

써지지 않는 날도 작가의 여정이다.


써지지 않는 날도 작가의 여정인데 써지지 않는 날에도 글쓰기를 연습하면 이상할까?

써지지 않는 감정도 연습으로 함 적어보자


< 써지지 않는날 글쓰기 연습 >


글이 써지지 않는 날, 글을 멈춘 순간을 관찰하고, 마음을 다독이며, 다시 글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그래서 다음에 또 글이 써지지 않을때 이 연습을 반복해보자


1) 마음 살피기 – 지금의 나를 기록하기


- 준비물: 노트, 펜, 핸드폰 타이머기능( 혹 타이머가 있으면 타이머를 사용하자 )

- 방법: 글을 쓰지 못한 오늘, 느낀 감정을 그대로 기록한다.

오늘 하루, 글이 써지지 않아 멈춰 있을 때 느낀 나의 마음과 몸 상태를 3~5문장으로 적어보자.

※ Tip: 글과 관련 없는 생각, 걱정거리, 계획 등도 모두 적는다.

단, “슬프다/답답하다/짜증난다” 같은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 예시: “커피잔을 손에 쥔 채, 창밖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책상 위 공책을 만지작거리며 몇 번이나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독자 참여>
지금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을 2~3분 동안 적어보자.

- 떠오르는 생각 1: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떠오르는 생각 2: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떠오르는 생각 3: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쉬어가는 관찰 – 일상속의 작은 순간 기록, 부담 없이 써보기


- 방법: 글이 써지지 않는 동안, 일상에서 마음에 남는 순간을 사진으로 찍거나 글로 기록한다

길에 쓰지 말고 한 줄, 한 문장만 써보는 연습을 한다.

- 규칙: 문장의 길이나 완성도를 신경 쓰지 않는다.

- 예시: “책 한 권을 들었다. 손이 떨렸다.”

“아파트 밖의 햇살이 조금 눈부셨다.”

" 아 오늘은 아무것도 하기 싫다. 한잔의 커피향이 내 마음을 적신다 "


< 독자 참여 >
오늘 하루, 마음에 남는 순간을 또는 생각난 것을 짧은 문장 3개로 적어본다.


- 순간 1: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순간 2: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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