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단속 3배 확대
전국 도로에 무인 교통단속 장비가 빠르게 늘면서 과태료 규모가 ‘조(兆) 단위’로 굳어지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교통 과태료 부과액은 약 1조 914억 원으로 집계됐고, 월평균 흐름을 감안하면 연말엔 1조 3천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단속 장비 확충이 사고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이제는 과태료 재원의 쓰임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인 단속 장비는 고정식·이동식·차량 탑재형을 모두 합쳐 10월 말 기준 2만9,871대에 달한다. 2019년 말 8,982대와 비교하면 약 3.3배 늘어난 수치다.
특히 신호등이나 표지판에 설치되는 고정식 단속 카메라는 2019년 말 8,576대에서 2만9,108대로 늘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2020년 3월 민식이법 시행 이후 스쿨존 중심으로 설치가 가속화되면서, 연평균 3,400대 안팎이 새로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과태료 규모는 이미 1조 원대를 넘어선 뒤 더 커지는 흐름이다. 2019년 연간 7,583억 원이던 과태료는 2022년 1조 2,449억 원까지 급증했고, 올해는 1조 3천억 원대 굳히기가 거론된다.
적발이 몰린 구간도 선명하다. 경남 김해 진영휴게소 앞(기장→창원 방향)은 1~10월 속도 위반 3만7,715건이 적발돼 과태료가 13억5,009만 원에 달했다.
여기에 경기 수원 팔달구 권선초등학교 인근 스쿨존도 3만3,198건이 적발돼 17억9,967만 원이 부과됐다. 특히 스쿨존은 일반 구간보다 과태료가 높아 ‘건수 대비 금액’이 더 크게 잡힌다.
단속 장비 확충은 교통사고 감소 흐름과 맞물린다. 전국 교통사고는 2019년 22만9,624건에서 지난해 19만6,349건으로 약 14% 줄었고, 사망자도 3,349명에서 2,605명으로 25% 감소했다.
다만 현장에선 단속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보행자 우선 도로 확대, 차량 안전 성능 향상 같은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비를 더 깐다고 사고가 비례해 줄지는 미지수”라며, 과태료로 확보된 재원을 사고 취약 구간 정비나 보행자 보호시설 확충 등 ‘도로 환경 개선’에 더 적극적으로 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편 현재 과태료 수입의 20%만 응급의료기금으로 편입되고, 나머지는 국고로 귀속되는 구조여서 재원 활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