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20년 독주 첫 종결
“설마 중국차가 팔리겠어?”라는 회의적 시선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20년 넘게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정상을 지켜왔던 일본차가 결국 중국차에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연간 글로벌 신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800만 대 이상 뒤처졌던 중국차는 저가 전기차 중심의 전략과 공격적인 수출 확대를 통해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세계 자동차 산업의 중심축이 동아시아 내부에서 다시 한번 이동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S&P 글로벌 모빌리티 데이터를 인용해 2025년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글로벌 판매량이 약 2,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상용차를 포함한 수치로,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반면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약 2,500만 대 수준에 머물며, 20년 넘게 유지해온 글로벌 판매 1위 자리를 처음으로 내주게 됐다.
참고로 미국은 여전히 내수 시장 비중이 절대적인 구조로, 전체 판매량은 대략 1,500만 대 수준이지만 해외 수출보다는 자국 소비에 집중된 특징을 보이기 때문에 순위는 낮은 편에 속하고 있다.
중국차의 급성장 배경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핵심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차 산업 지원 정책 속에 수많은 전기차 기업이 생겨났고,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 인하 경쟁이 가속화됐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신에너지차 판매의 23%는 10만~15만 위안(약 2,000만~3,000만 원) 수준의 저가 모델이 차지하고 있다.
과도한 경쟁은 내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기술 개발과 생산 효율성도 함께 높아지면서, 이후 업체들은 자연스럽게 수출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23년 중국은 자동차 수출량에서 이미 세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당시 일본(442만 대)을 넘어 491만 대를 수출했다. 2025년에는 판매량까지 일본을 추월하면서 명실상부한 ‘자동차 생산·판매 강국’으로 올라섰다.
지역별로는 유럽에서 약 230만 대가 팔려 전년 대비 7% 증가했으며, 아세안에서는 약 50만 대로 49% 급증했다. 중남미(33% 증가), 아프리카(32% 증가)에서도 판매량이 빠르게 늘었다.
특히 태국에서 BYD는 전기차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2000만 원대 가격의 차량으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한편 중국차는 일본 브랜드가 강세를 보여온 아세안 시장까지 파고들고 있다. 특히 태국에서 한때 90%에 달했던 일본차 점유율은 2025년 기준 69%까지 하락했다.
또한 인도네시아에서도 여전히 8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차의 추격이 뚜렷하다.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의 입지가 점차 약화되는 흐름이다.
이처럼 중국차의 세계 1위 등극은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존 강자들이 지배하던 자동차 산업의 권력이 재편되고 있으며, 저가형 전기차 중심의 기술·가격 전략이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바꾸고 있다.
특히 각국은 중국차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고율 관세 등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시작된 판도 변화는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