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감성·편의성 강화
지난해 전기차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편의성 회복’이다. 오랜 시간 혁신을 이유로 강요되던 터치식 인터페이스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직관성과 실용성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완성차 브랜드들도 이에 응답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새롭게 공개한 소형 전기차 ‘ID. 폴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짚어낸 사례다. 실내 조작계를 터치에서 물리 버튼으로 대거 전환하고, 아날로그 감성을 반영한 레트로 모드를 추가하는 등 사용자 경험을 대폭 개선했다.
더불어 높은 효율의 전기 파워트레인과 경쟁력 있는 가격까지 더해지며, 유럽 내 국산 전기차 점유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ID. 폴로는 폭스바겐 소형 전기차 라인업의 핵심 모델로, 과거 골프의 유산을 계승한 해치백 전기차다. 가장 큰 변화는 실내다.
스티어링 휠의 물리 버튼이 부활했고,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공조·비상등 등 필수 기능을 위한 전용 버튼이 일렬로 배치됐다. 특히 오디오 조절을 위한 볼륨 노브(다이얼)까지 부활하며, 운전 중 터치패널 조작의 불편함을 줄였다.
더불어 디지털 계기판에는 ‘레트로 모드’가 적용돼 버튼 한 번으로 1980년대 골프 계기판 스타일의 UI로 전환된다. 사용자 친화성과 감성적 만족을 동시에 겨냥한 구성이다.
ID. 폴로는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차체 길이는 4,053mm로 전형적인 유럽형 소형 해치백 사이즈다.
배터리는 37kWh LFP와 52kWh NMC 두 가지가 제공되며, 52kWh 모델은 1회 충전 시 최대 450km(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향후 출시 예정인 GTI 퍼포먼스 버전은 최고출력 223마력을 발휘할 예정으로, 실용성과 주행 재미를 모두 갖춘 구성이 예상된다. 가격은 기본 트림 기준 2만5,000유로(약 4,200만원)부터이며, 상위 트림은 3만 유로(약 5천만원)대에 형성될 전망이다.
이번 ID. 폴로의 등장은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인스터)과 기아 EV3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캐스퍼 일렉트릭의 위탁 생산을 맡은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과거 노사 갈등에 이어, 최근에는 유럽 수출 물량 폭증으로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얼마나 빠르게 공급이 이뤄지는가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량 대응이 빠듯한 상황에서 폭스바겐이 ‘본진’ 유럽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하면, 공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ID. 폴로가 빠르게 점유율을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향후 ID. 폴로를 시작으로 차세대 엔트리급 전기차 전략을 전면 개편해 소형 전기차 대중화의 주도권을 다시 쥐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