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출처-현대차)
“카니발도, 아반떼도 예외 없었다.” 과거 중고차 시장에서 ‘믿고 사는 인기차’로 불리던 모델들마저 시세 하락을 면치 못했다.
중고차 수요를 주도하던 국민차들의 하락은 소비 심리 위축이 어디까지 번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반면, 전기차 수요는 일시적으로 주춤한 흐름 속에서도 실속형 모델을 중심으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카니발 (출처-기아)
케이카(K Car)가 발표한 ‘6월 중고차 시세’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 아반떼 CN7은 전월보다 1.3%, 기아 카니발 4세대는 1.6% 하락했다. 제네시스 G80 RG3 역시 2.6% 떨어졌다.
한때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많았던 모델들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심지어 현대차 그랜저는 렌터카 물량이 대거 시장에 풀리면서 시세가 3.4%나 내려갔다.
중고차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심리의 붕괴’로 해석한다. 실수요층이 ‘지금 사도 괜찮은가’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구매를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캐스퍼 일렉트릭 (출처-현대차)
이와 대조적으로, 실속형 전기차 모델은 여전히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월보다 4.7% 상승한 2225만원으로 조사돼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기아 더 뉴 EV6는 4375만원으로 4.2% 올랐고,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SX2(1.8%), 아이오닉5(1.6%)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케이카 측은 “캐스퍼 일렉트릭은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1년 이상 걸릴 정도로 인기가 높아 중고차 시장 가격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캐스퍼 일렉트릭 (출처-현대차)
심지어 내연기관 모델인 캐스퍼도 함께 인기가 올랐다. 같은 기간 중고 시세가 3.6% 상승했는데, 전기차 수요 증가로 내연기관 모델에 대한 대체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출처-현대차)
하이브리드 모델은 상황이 다르다. 국산 하이브리드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1.6% 하락했다. 기아 K8 하이브리드는 3.2%,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각각 2.9%씩 하락했다.
또한 일본 브랜드 하이브리드 역시 1.4%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케이카 조은형 애널리스트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세제 혜택이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고차 수출 시장의 변화도 시세에 영향을 줬다. 중형 SUV는 그간 수출 시장의 효자 노릇을 해왔지만, 최근 수요가 둔화되며 시세가 1.6% 하락했다. 반면, BMW 5시리즈 F10 모델은 해외 바이어 수요가 늘면서 0.6% 상승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출처-기아)
한편 중고차 시장은 지금 혼란의 시기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전기차를 조심스럽게 바라보지만, 캐스퍼처럼 실속 있는 모델엔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은형 애널리스트는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일시적으로 주춤해도,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모델은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며 “반면, 하이브리드는 세제 변화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잘 나가는 차’마저 가격이 떨어지는 중고차 시장에서 소비자의 지갑은 점점 닫혀가고, 이에 따른 시장의 온도 역시 점차 식어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