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전국 9개 직영센터 폐쇄로 중고차 가격까지 영향 (출처-한국GM)
한국GM의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가 중고차 시장에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15일 전국 9개 직영센터가 문을 닫은 직후, 쉐보레 중고차 시세가 생산지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해외 생산 모델은 최대 7.7% 급락한 반면, 국내 생산 모델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며 ‘정비 인프라’가 차량 가치를 좌우하는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GM이 전국 380여개 협력 서비스센터 운영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제조사 직영 체제 축소를 브랜드 신뢰도 하락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의 3월 시세 전망에 따르면, 직영센터 의존도가 높았던 차종일수록 가격 하락폭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GM 전국 9개 직영센터 폐쇄로 중고차 가격까지 영향 (출처-한국GM)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모델은 미국산 대형 SUV ‘더 뉴 트래버스’다. 3월 예상 시세는 전월 대비 7.7%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구형 트래버스 역시 5.5% 떨어졌다.
이들 차종은 해외에서 생산돼 부품 수급이 복잡하고 단가도 높아 직영센터에서 정비받는 경우가 많았다. 업계에 따르면 트래버스는 전장 5미터가 넘는 대형 SUV로 부품 단가가 높아 직영센터가 사라지면 정비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중형 세단 말리부도 비슷한 상황이다. ‘더 뉴 말리부’는 4.2%, ‘올 뉴 말리부’는 3.5% 하락이 예상된다. 전자장비 비중이 높은 이들 모델은 일반 정비소에서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직영센터 폐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중고차 매입 단계부터 향후 정비 리스크를 가격에 선반영하는 구조가 작동한 셈이다.
한국GM 전국 9개 직영센터 폐쇄로 중고차 가격까지 영향 (출처-한국GM)
반면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는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3.6%, ‘트레일블레이저’는 2.5%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생산 모델은 부품 수급이 원활하고 일반 정비소에서도 유지·보수가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실속형 SUV 수요가 꾸준한데다 해외 수출 물량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가격방어에 성공했다.
같은 쉐보레 브랜드라도 부품 조달 경로와 정비 접근성에 따라 시세가 10% 넘게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업계는 앞으로 중고차 구매 시 연식과 주행거리 외에도 생산국과 애프터서비스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GM 전국 9개 직영센터 폐쇄로 중고차 가격까지 영향 (출처-한국GM)
한편 한국GM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고비용 직영 체제를 정리하고 협력사 중심 모델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전국 380여개 협력 서비스센터는 정상 운영되고 있으며, 직영센터 폐쇄는 이들 정비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글로벌 GM의 다른 사업장들도 모두 협력사 중심 애프터서비스를 운영 중이라는 점에서 한국도 표준 체제로 돌아간 셈이다.
그러나 시장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비스망 축소가 국내 사업 축소 신호로 인식되면서 향후 차량 가치 하락을 우려한 심리가 중고차 시세에 미리 반영되고 있다.
한국GM 전국 9개 직영센터 폐쇄로 중고차 가격까지 영향 (출처-한국GM)
현재 한국GM은 노조와 직영 정비 인력 운용 방안을 협의 중이며, 회사는 기술 지원 중심의 ‘하이테크센터’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