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차 시장 위기 (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가 약 7년 만에 내놓은 2세대 넥쏘가 시장의 냉담한 반응과 마주하고 있다.
1회 충전 720km 주행거리와 5분 충전시간, 신차 가격이 8천만 원에 육박하는데도 불구하고 국비·지자체 보조금 포함 4500만 원대 실구매가 등 제원상으로는 경쟁력을 갖췄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구매를 망설이는 모습이다. 문제는 차량 성능이 아닌 생태계 전반에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위치한 수소 충전소 (출처-환경부)
2025년 말 기준 국내 수소차 누적 등록 대수는 약 3만 4000~3만 6000대 수준에 불과하다. 전기차 시장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단순한 선호도 차이가 아닌, 수소차를 둘러싼 구조적 한계를 반영한다. 현대차가 국내 유일의 양산형 수소차 제조사라는 점도 시장 경쟁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200여 기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수도권과 광역시에 집중돼 있다. 더 큰 문제는 실제 가동률이다.
업계 관계자는 “잦은 고장과 충전 압력 재충전 대기시간 등으로 실제 사용 가능한 충전소는 통계보다 훨씬 적다”며 “수소차 구매는 차량 가격뿐 아니라 충전 접근성과 유지비용까지 종합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의사결정”이라고 설명했다.
2세대 넥쏘 (출처-현대차그룹)
연료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kg당 1만원에 육박하는 수소 연료비는 더 이상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대비 경제적 우위를 갖기 어렵다. 수소 연료비가 kg당 1만원에 육박하면서 하이브리드 차량과 비교해 경제적 우위를 갖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레이수소 (출처-현대차그룹)
국내 유통 수소의 90% 이상이 화석연료에서 추출하는 그레이수소라는 점도 수소차의 환경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 차량 자체는 무공해지만 수소 생산 과정까지 포함하면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차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대응해 2026년부터 새만금에서 하루 80톤 규모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플랜트에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정책 기조 변화도 변수다. 2026년부터 정부는 수소 버스·트럭 등 상용차 보급에 예산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이에 승용 수소차 보조금은 축소되거나 조기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그린수소 (출처-현대차그룹)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트럭 시장이 2024년 18억달러에서 2030년 44억달러로 연평균 15.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의 정책 선회는 글로벌 흐름과는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2세대 넥쏘 (출처-현대차그룹)
한편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2026년 229억 6000만달러에서 2034년 2458억 1000만달러로 연평균 34.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3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으며, 2026년 지역별 시장 규모는 일본 70억 2000만달러, 중국 84억 5000만달러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은 7억 6000만달러로 일본·중국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승용차 부문이 2026년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53.51%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는 상용차 중심 정책으로 전환되면서 구조적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국내 시장 축소와 글로벌 시장 확대라는 상반된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이처럼 신형 넥쏘는 기술적으로는 진일보했지만, 인프라·연료비·환경성·정책지원 등 수소차 생태계 전반의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소비자 설득은 요원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수소차 전략이 진정한 성공을 거두려면 차량 개선을 넘어 생태계 구축이라는 더 큰 과제를 풀어내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