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몰랐다 “작년에 주문했더라면”

by car진심

최장 22개월 출고 대기 발생
수출 물량 90% 집중 배정
노사 갈등으로 생산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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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출처-현대차그룹)


“그때는 몰랐다. 이렇게까지 인기일 줄은…”


캐스퍼 일렉트릭 계약자들 사이에서 한숨이 번지고 있다. 일부 옵션을 고르면 차량을 받기까지 무려 22개월을 기다려야 하기 떄문이다.


지난해 계약했다면 올해쯤은 인도받았을 차량. 하지만 지금 계약하면 내년은커녕, 내후년까지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2개월’이라는 출고 대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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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에 따르면, 6월 기준 캐스퍼 일렉트릭 계약 시 기본 출고 기간은 12~14개월이다. 여기에 투톤 루프나 매트 컬러 같은 인기 옵션을 더하면 대기 기간은 최대 22개월까지 길어진다.


이처럼 출고 지연이 심해진 이유는 생산량의 90%가 수출용으로 배정되었기 때문이다.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올해 전체 4만7700대를 만들 계획인데, 이 가운데 4만2900대가 해외로 나간다.


반면 내수용은 겨우 4800대로, 전년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다. 실제로 올해 4월까지 내수용 생산은 1000대가 채 되지 않지만, 국내 누적 판매는 이미 3215대를 기록했다. 수요를 감당할 생산량이 현저히 부족한 셈이다.


생산 늘리려다 무산…노사 갈등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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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출처-현대차그룹)


이런 상황을 인식한 GGM은 현대차와 함께 주간 1교대 생산 체제를 2교대로 늘려 연 10만대 생산 체제로의 전환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노조 결성 이슈로 무산됐다.


GGM은 설립 당시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바탕으로, 누적 생산량 35만대까지는 노동조합 대신 상생협의회를 통해 근무 환경과 조건을 조율하기로 했다.


그런데 현재까지 누적 생산량이 18만대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노조가 등장하고 파업이 이어지면서 생산 확대 협의가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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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출처-현대차그룹)


실제로 금속노조 광주글로벌모터스지회는 월급 7% 인상과 호봉제 도입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올해 1월부터 부분 파업과 전면 파업이 반복되고 있다. 그 결과 공장 가동률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GM은 상생형 일자리 기업으로 출범했지만, 노조와의 협력이 없으면 생산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캐스퍼 EV, 해외에서 ‘대박’…일본도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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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출처-현대차그룹)


반면 해외 시장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은 눈에 띄는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현대차의 전기차 수출 중 절반 가까이를 이 차량이 차지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본 시장에도 ‘인스터(INSTER)’라는 이름으로 진출해 1~4월에 133대를, 5월에 71대를 수출했다. 상반기 내 400대를 일본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해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경은 가성비와 뛰어난 성능에 있다. 캐스퍼 EV는 1회 충전 시 315㎞를 주행할 수 있으며, 배터리 용량도 49㎾h로 동급 차량 대비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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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출처-현대차그룹)


여기에 서라운드 뷰, 고속도로 주행보조,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 등도 탑재돼 상품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또한 풀옵션 사양에도 보조금을 받으면 2천만원 중후반대로 구매할 수 있는 가격도 큰 장점이다.


특히 ‘더 뉴 캐스퍼’와 EV 모델의 1~4월 누적 판매량은 국내 5699대, 해외 1만5829대로 집계됐고, 이 중 1만9044대가 EV 모델이다. 해외 수출물량은 전량 EV로 구성돼 있다.


기다릴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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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출처-현대차그룹)


한편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 사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생산 확대는 노사 갈등으로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계약자들 사이에서는 “작년에 미리 계약했더라면 지금쯤은 타고 다녔을 텐데”라는 아쉬움 섞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지금 당장 계약해도 내년 하반기, 혹은 2026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소비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결국, ‘대기’는 캐스퍼 EV를 사고 싶은 이들의 숙명처럼 따라붙게 됐다. 지금의 인기가 오히려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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