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나는 미소를 짓는다.
우리는 상품을 선택할 때 다양한 특성들을 고려해서 선택한다. 좋은 리뷰는 있는지,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가격은 어떤지 등 나만의 기준에 맞춰서 상품을 선택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상품을 구매할 때 가장 중시 여기는 게 효익인데, 아무리 비싼 상품이더라도 그 상품을 통해서 얻는 가치가 크면 주저 없이 구매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무신사에서 옷을 샀는데, 옷의 가격이 꽤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옷이 나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줄 거라는 생각에 주저 없이 구매했다. 이처럼 상품은 사람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준다.
마트를 가면 여러 상품들이 즐비하게 정렬돼 있다. 나는 그런 풍경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가지지 않았다. 우리는 여러 상품들 중 마음에 드는 상품을 집어서 계산하고 소비하면 되는 것이다. 너무나도 편리한 시스템이다. 가축들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가 섭취하는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것들 또한 정렬돼 있고 우리는 가장 신선한 걸 고르면 된다. 반려견을 키울 때 또한 펫샵에 가서 가장 예쁜 애를 골라서 돈을 주고 값을 치르기만 하면 된다. 너무나도 편리한 시스템이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겉모습만 생각하지, 그 이면을 생각하려고 들지 않는다.
완벽한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공장에서 늦은 밤에도 근무하는 노동자의 삶을 생각하려고 들지 않고, 맛있는 고기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윤리적 도축 과정을 관심 갖지 않는다. 값비싼 품종견을 생산하기 위해서 일어나는 주사기 등을 통한 비윤리적 임신 과정은 다들 모른 채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당장의 욕구는 값비싼 품종의 예쁜 강아지를 키워야겠는데, 그런 과정을 알고 싶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의 욕구가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감수성을 넘어섰다.
그렇다. 우리는 상품을 단순한 상품으로써만 소비해서는 안된다. 상품이 가진 가격, 품질과 같은 겉으로 보이는 특징에만 관심을 갖기보다는, 그 이면에 어떤 과정을 거쳐서 상품이 만들어졌는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같은 가치소비에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 또한 거대한 사회 시스템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해 보자. 우리에게는 성적에 따라서 등급이 매겨졌고, 그 등급에 따라서 갈 수 있는 학교가 정해진다. 취업할 때 또한 스펙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회사에서 뽑을지 말지 정한다.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학점수, 학점, 대외활동, 자격증과 같은 특징들을 상품 만들 듯 다듬었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되어갔다.
나는 대학 시절 경영학부 수업인 인적자원관리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우선 처음으로 충격을 받았던 부분은 사람을 자원으로 칭한다는 부분이었다. 자원은 일반적으로 정의했을 때,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해야 하는, 감정이나 주체성을 고려하지 않는 존재를 의미한다. 우리는 회사에 들어가면 하나의 인적 자원이 되는 것이다. 또 생산운영관리 수업 시간에는 노동자들의 사기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들을 인격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내용을 배웠다. 중요한 건 인격적으로 대하는 것의 목적이다. 회사에서는 사람이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 것이 수익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필요하지 않은 행위라는 것이다. 노동자를 한낱 상품처럼 다루지 않는다면 나올 수 없는 발상이다. 그 관점이 충격적이었다.
이처럼 우리부터가 시스템의 상품이다. 때문에 우리의 앞으로의 행동이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데, 우리는 상품을 어떻게 소비할 것이냐는 질문이다. 우리부터가 상품을 겉으로 보이는 특징에 의해서만 구매할 것이 아니라, 그 상품을 만드는 과정은 윤리적이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모든 소비에서 윤리성을 따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우리 생활 속에는 이미 윤리성을 고려하지 못한 상품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다만, 나를 포함해서 소비에 있어서 윤리적인 상품을 하나라도 더 구매하려고 하고, 관심을 가지고 퍼뜨리는 행위가 우리 사회를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게 일조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우리부터가 윤리적인 상품 소비를 지향한다면, 그 작은 행위가 나비효과가 되어 우리 사회 시스템이 사람을 상품화하는 풍조가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사람이다.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도덕이 있고, 감정이 있는 것이다. 가장 인간다운 면모를 발휘해 보자. 우리의 가치소비가 큰 반향을 불러올 것을 생각하며, 가장 인간다운 미소를 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