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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삼촌 Jan 28. 2024

007. 우리 감정의 안전지대는 어디일까?

<인생이 지옥처럼 느껴질 때/마샤 리네한>

아빠가 죽고 난 후에야 비로소 엄마와 두 자매는 평온한 감정을 되찾았다. 힘겨웠던 가족사지만 담담하게 읊조리는 브이로그 영상 속 그녀의 목소리 가슴을 아프게 다.


폭력을 행사하 않았지만 아빠가 내뱉는 가시 돋은 말들은 가족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자매들은 탈출하듯 부모 곁을 떠다. 엄마는 쓰러진 아빠 곁을 끝까지 지키 견뎌냈다. 딸들은 안다. 자식들위해서 엄마가 악착같이 버텨냈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빠가 떠나간 날 누구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렇게 가족에게 평화 찾아왔고 활기를 되찾은 엄마가 외향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고 딸은 말한다. 


삭막한 삶 속에서 가장 평온해야 할 가족이라는 울타리조차도  탓할 수 없는 고통으로 점철된 감정지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사실이 가혹하게 비극적이다. 


우리의 영혼이 갈가리 찢기고 지쳐버릴 때면 잠시라도 숨 돌릴 감정적 안식처를 이 땅 어느 구석에서나 찾을 수 있을까.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마샤 리네한 교수는 지옥처럼 괴로운 삶을 살았다고 고백했다.


그녀에게 어머니는 '변함없는' 존재였다. 그녀가 하는 말과 행동 모든 것이 어머니의 꾸지람거리

였다. 기품 있고 내조적인 시대적 여성성에 충실했던 어머니는 자유분방했던 딸을 어느 때는 직접적으로 또 어떤 때는 소극적으로 돌려가며 나무랐다. 


어머니가 계신 시애틀에 가면 늘 우울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어머니에게 수차례 피드백을 주며 자녀들에게 좋은 엄마로 살 수 있게 애썼다. 그리고 엄마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몇 년 후 엄마는 암에 걸렸고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머니는 이전의 자아로 되돌아갔다. 바르게 행동하려 애쓰느라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걸 싫어했다. 내게 노력을 기울이고 싶어 하지 않았다. 다시 당신이 세운 우주의 중심이 됐다.


어머니는 내가 잘되게 해 주려는 생각으로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어머니를 탓할 수가 없다. 하지만 어머니가 가한 고통은 평생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리네한 교수는 인생 후반에 이르러서야 여덟 명이나 되는 가족 속에서 엄마의 인정을 갈구하며 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엄마에게서 자신을 눈치껏 방어하고 가족들에게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가족들은 서로를 사랑했으나 내가 느끼는 감정, 내 안의 고통을 능숙하게 감출 줄 알았기에 가족들은 서로의 인정을 얼마나 갈구했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홀로 고립되어 가며 자신도 모르게 지옥처럼 느껴지는 인생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었다.



감정은 시리 새하얀 불길처럼 타닥이며 소름 돋는 굉음과 열풍을 뿜어내며 주변의 모든 것들을 순간 휘감 태윘다. 


삶의 매 순간 날 선 감정들은 우리 인생의 평온하고 부드러운 모든 것들을 깡그리 지워버다. 타인을 향한 날 선 적개성해야 할 우리 인생을 잿더미로 만들고 시련으로 갈라진 마른 벌판 위를 상처투성이 맨발로 서성이게 만들곤 다.


감정이란 마치 영혼의 호흡과도 같다. 들숨과 날숨이라는 호흡의 메커니즘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내 속의 것을 뱉어내고 외부의 것을 빨아들여야 생존할 수 있듯이 감정은 나를 뿜어내고 타인의 인정을 흡수해야만이 온전히 완성된다.


타인에게 인정을 으려는 욕구는 생존을 자연스러움을 넘어 자주 집착하며 병적으로 강렬하고 집요해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 죽음 같은 두려움을 불러낸다.


가족관계에서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실상은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서로에게 인정을 갈망하는 상처 입은 영혼들이다. 분노와 증오, 그리고 무관심이라는 감정들 방어막 삼아 스스로를 지켜내려 애쓰다가 가장 친밀해야 할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감정지옥터를 만든다. 


가족이기에 서로를 탓하지 못한 채 각자 자신이 세운 우주 속 중심이 되어 살아간. 우주공간을 떠도는 수많은 감정쓰레기를 꼬리에 붙인 채 이제 그만 편안히 쉴 초록행성을 찾아 오늘도 정처 없이 떠도는 서글픈 한줄기 유성별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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