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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삼촌 Jul 03. 2024

그가 노래하듯 글을 쓰고 싶다.

가수 '브루스 스프링틴'의 <Western Stars>

몇 주간 당시 70세인 내뱉는 가사와 음악에 홀린 듯 빠져버렸다.


'브루스 스프링스틴' Bruce Springsteen.


1948년생이니 해가 75다. 하지만 올해도 6월까지 '콘서트투어'를 진행하는 등 왕성한 가수활동 중이다. 그는 국을 대표하는 사회비판적인  가다. 


뉴저지의 노동자 출신으로 1983년 베트남 참전용사의 고통을 담은 음반 <미국에서 태어나, Born in the USA>으로 당시 미국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수많은 국민들의 호응을 받으며 국민적인 가수로 각광을 받는다.

 

그는 전쟁, 소외계층문제 등 다양한 사회비판적인 가사말과 음악으로 미국 노동자와 서민층들에게 '더 보스'(The Boss.)라는 애칭을 얻었다.


 

하지만 나를 사로잡은 그는 혈기 왕성한 20대, 30대도 아닌 70대 가수인 '스프링스틴'다.


그가 70세가 되던 해인 2019년에 앨범 <Western Stars>을 발표했다. 그 속에 수록된 13곡을 가지고 그는 아주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콘서트를 열었다.

 

 자신의 농장에 있던 100년도 넘은 오래된 나무창고에서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건초더미를 보관하기 위해 대성당처럼 높디높은 천장을 지녔고 그곳에선 결혼식이나 추수감사절 축제가 열리던 오래된 추억도 간직된 곳이다.

  

30인의 오케스트라와 30년을 동고동락한 아내 '패티셜파', 그리고 그의 분신인 'E-스트리트 밴드' 함께 연주하는 음악소리가 100년도 넘은 헛간을 이루는 나뭇결에 부딪히며 한결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룰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그의 기대대로 나는 몇 주간 '속알이'를 해야만 했다.


70대의 로큰롤 가수가 모든 힘을 빼버린 채 담담하게 부르는 한 곡 한 곡이 왜 그리 좋았을까?

무엇이 나를 그렇게 사로잡은 것일까.

  



Hitch Hikin'

그는 '자동차'가 참 좋다고 한다.

사람들은 늘 어디론가 향하고픈 욕망을 지녔다. 반면에 어딘가에 정착하고 소속되고 싶어 하는 욕망도 지녔다. 이 두 욕망의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방황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그의 말이 공감이 된다.

   

그는 '텅 빈 고속도로'가 왜 그리 좋은지 모르겠다고 한다.

어디론가 갈 방향을 잃어버린 순간 사람들은 그저 움직여야 하고 텅 빈 그곳에 있어야만 안심이 된다는 그의 말을 들으며,


"내가 세상에 온 것은 중요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좋든 나쁘든 그 안에서 살기 위해서"라는 '소로우'의 글이 떠올랐다.


그리고 인생은 어디로 나를 데려갈지 알 수 없는 마차를 기다리는 여인숙과 같다고,

그리고 인적이 끊긴 텅 빈 거리 속에서 그저 근심스러운 평화와 체념으로 얻은 고요를 즐길 뿐이라는 '페르난두 페소아'가 생각나면서 깊이 공감이 된다.


Chasin' Wild Horses

눈앞에서 갈기를 흩날리며 질주하는 야생마를 잡으려 달려가듯이 그렇게 인생을 살아왔노라고

그는 회상한다. 우리의 인생의 소중한 많은 것들을 등뒤로 한 채로 말이다.


Stones

사람들은 사랑을 받는 것보다는 상처받고 아파하며 견디는 것에 더 익숙하다는 그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나도 아파하고 곁에 있는 사랑하는 이에게도 상처를 준다.

날마다 돌처럼 딱딱한 거짓말들이 늘 우리 혓바닥에 돋아난다.

 

There Goes My Miracle

결국은 사랑으로 우리의 인생에 일으킬 수 있는 기적들을

우리가 스스로 무너뜨리고 떠나보내곤 한다.

스프링스틴은 우리의 기적들이 저 멀리 떠나간다며 애절하게 절규하듯 노래한다.

그렇게 기적들을 떠나보낸 우리의 머리 위로 해가 뜨고 해가 또 진다.




내가 몇 주간 그의 노래를 듣고 또 들은 이유는

그럼에도 들을 때마다 설레고 좋았던 이유는 아마도


삶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낸 그의 노래처럼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가슴속에 요동쳐서 그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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