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모든 순간이 축제다.
새벽부터 전곡항으로 향하는 길,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다. '나의 축제는 뭘까?'
전에는 , 나는 그저 구경꾼이었다. 화성 뱃놀이 축제의 화려한 무대와 맛있는 음식, 즐거운 분위기에 취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6장짜리 보고서를 든 손에는 묵직한 책임감이 느껴졌고, 5단계 평가 체크리스트는 내게 새로운 시각을 선물했다.
주차장에서부터 푸드트럭까지, 행사요원들의 웃음소리까지 모든 것이 평가의 대상이었다. 예전에는 그저 지나쳤을 것들이 이제는 소중한 관찰 포인트가 되었다. 시민문화활동가라는 새로운 역할이 나에게 준 선물이었다.
민트색 옷을 입은 할머니들이 장민호를 보기 위해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났다. 뉴키즈온더블럭 때문에 학교를 빼먹었던 고등학교 친구가 떠올랐다. 그때는 '젊어서 그런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열정은 나이와 상관없었다.
민트색 단체복에 모자까지 맞춰 입고, 눈을 반짝이며 무대를 바라보는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나는 순수한 기쁨을 봤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 그 마음 앞에서는 모든 나이가 평등해진다.
사은품 부스마다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고무장갑, 칫솔, 수건, 우산, 가방, 보조배터리, 심지어 쌀까지. 다트를 돌리며 무엇이 나올지 기대에 찬 얼굴들을 보니 내 마음도 덩달아 설렜다.
"줄이 너무 길어요!" 불평하는 목소리도 들렸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웃으며 기다렸다. 공짜라는 마법 앞에서, 작은 선물 하나에 기뻐하는 순수함 앞에서 나는 잠시 복잡한 평가 지표들을 잊었다.
아이들은 물놀이에 정신이 없고, 가족들은 유료 승선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각자의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18시 개막식을 기다리지 못하고 새벽부터 나온 우리는 세리머니를 뒤로 한 채 차에 몸을 맡겼다. 금요일 교통체증이 걱정되면서도 마음 한편은 뿌듯했다.
차 안에서 다시 생각해 봤다. '나의 축제는 뭘까?'
인생도 축제 같다. 때로는 구경꾼으로, 때로는 연출자로, 때로는 평가자로 살아간다.
처음에는 그저 즐기기만 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책임감이 생기고, 남다른 시각이 생기고, 더 깊이 있는 관찰을 하게 된다.
겨울부터 시작한 시민문화활동가 교육과정도, 3월의 수료증도, 오늘의 모니터링도 모두 내 인생 축제의 한 장면들이다.
축제의 이해부터 현장 모니터링 노하우까지 배운 것들이 머릿속에서는 복잡했지만, 막상 현장에 서니 가슴으로 느끼는 것들이 더 소중했다.
축제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줄이 길어도, 교통이 복잡해도, 체크리스트가 까다로워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웃음이고, 함께 만들어가는 추억이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다.
민트색 할머니들의 열정도, 다트게임에 설레는 사람들도, 물놀이하는 아이들도, 새벽부터 나온 모니터링단도 모두 이 축제를 만드는 주인공들이다.
결국 나의 축제는 '지금 이 순간'이다. 시민문화활동가로 성장하는 과정도,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변화도, 평가하고 기록하는 책임감도 모두 내 인생 축제의 소중한 프로그램들이다.
축제는 끝나지만 축제를 통해 배운 것들, 만난 사람들, 느낀 감정들은 계속 남는다. 그것이 바로 축제의 진짜 선물이 아닐까.
오늘도 나는 내 인생이라는 축제의 무대에 서 있다. 때로는 관객으로, 때로는 연기자로, 때로는 스태프로. 그리고 그 모든 역할을 통해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
인생의 모든 순간이 축제다. 중요한 것은 그 축제에서 어떤 역할을 하든 최선을 다하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는 것이다. 축제는 완벽하지 않아도 아름답고,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