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충전 잭이 부러진 지 사흘째.
일단 급할 때만 억지로 기울여서 충전하고 있었다.
불편하긴 한데, 새 휴대폰을 살 때까지 버티려고 했다.
그때 당근마켓에 알림이 떴다.
"충전기를 무료로 드립니다"
핸드폰 파는 가게에서 올린 글이었다.
마침 필요하던 물건이라 혹했다.
하지만 곧 의심이 들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아마 유행 지난 제고품이거나, 뭔가 하자 있는 건 아닐까.
그래도 무료니까 확인만 해보자는 생각에 채팅을 시작했다.
매장에 도착했을 때 현실이 드러났다.
"채팅 증거를 보여주셔야 하고요, 매장 고객 인증도 해야 합니다."
당연했다. 세상에 조건 없는 무료는 없다.
그렇지만 나는 여기까지만 생각했다.
휴대폰 번호, 이름, 방문 시간 정도야 당연히 알려주는 거라고.
정보를 건네고 받은 것은 충전기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머리만 있었다. 줄이 없었다.
"어? 케이블은요?"
"아, 그건 제공 안 해요. 머리만 드리는 거고요."
그 순간 깨달았다.
나는 3000원짜리 물건을 받기 위해 내 정보를 넘겼다는 것을.
다이소에서 3000원짜리를 사는 게 훨씬 나았을 것을.
처음엔 그냥 내가 바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며칠 후, 뉴스를 봤다.
당근마켓과 비슷한 플랫폼에서 "경도"라는 신종 사기가 유행 중이라는 기사였다.
경찰과 도둑 놀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모으는 수법이라고 했다.
심지어 이렇게 모은 정보들이 종교단체에 팔린다는 내용도 있었다.
나는 떨렸다. 내가 준 정보가 지금 어디서 누구 손에 있을까?
"무료"라는 단어 뒤에는 항상 무언가가 숨어있다.
이 시대는 정보 보호가 아니라 정보 유출이 유행하는 시대다.
편리함을 추구하다 보니, 우리는 너무 쉽게 개인정보를 내준다.
무료 앱, 무료 서비스, 무료 상품. 모두 우리의 정보라는 무언의 대가를 요구한다.
나는 충전기 머리를 받으며 내 정보를 팔았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당신의 휴대폰 번호, 이름, 방문 기록. 작은 정보라고 생각하지 말자.
이런 정보들이 모이면 당신이 누구인지, 언제 어디에 있는지, 어떤 물건을 필요로 하는지 모두 드러난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무언가를 받을 때는 먼저 묻자.
"이게 정말 무료일까? 내가 뭘 대가로 지불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조심하자. 당근마켓에서. SNS에서. 어디서든.
세상에 공짜는 없다. 대신 당신의 정보가 그 대가가 될 수 있다.
나처럼 충전기 머리로 배우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