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위에서 배우는 인생의 리듬


숨쉬기가 유일한 운동이었던 내가 올해 탁구를 시작했다.

재능기부 수업으로 자원봉사자들 대상으로 20명 뽑는데 그중 한 명으로 선택받은 그 기회는 우연이 아니었고, 2026년의 내게 주어진 작은 선물이었다.

첫날 탁구장에 들어섰을 때 느낀 것은 설렘보다 두려움이었다.

공을 튀기는 것도 버거웠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라켓을 날려가며 공을 자유롭게 주고받는데,

나는 혼자 맨 구석에서 공을 떨어뜨리기만 했다.

'역시 나는 운동신경이 없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친구가 나타났다.

탁구를 시작했다며 함께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그 순간 느낀 것은 희망이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 누군가는 나의 공을 받아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탁구는 혼자 할 수 없는 운동이다.

상대가 있어야만 의미가 있다.

내가 보낸 공이 상대의 라켓에 정확히 닿아야 하고, 상대는 다시 그 공을 나에게 돌려보내야 한다.

그렇게 오고 가며 비로소 게임이 된다.

이것이 인생과 같지 않을까?

우리는 흔히 인생을 개인의 점수로 생각한다.

얼마나 잘했는가, 얼마나 높이 도달했는가. 하지만 탁구장에서 깨닫게 되었다.

인생은 라켓질이 아니라 '주고받음'이 핵심이라는 것을.

나는 처음 공을 테니스처럼, 배드민턴처럼 세게 쳤다.

공은 당연히 밖으로 나갔다.

강함이 정답이 아니었다.

정확함이, 섬세함이,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했다.


친구는 이미 2번의 레슨을 받고 폼도 좋고 서브도 잘 넣는다.

나와는 실력이 다르다.

처음엔 그 차이가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눌렀다.

남과 비교하는 그 습관이 또다시 나를 위축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다려보자.

인생도 탁구처럼 수준이 맞아야 핑퐁 오갔다 왔다 재미있지 않을까?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과의 경기는 나를 더 깨지게 할 뿐이다.

하지만 함께 성장하는 누군가와 라켓을 맞대면, 그 안에서 우리는 리듬을 찾을 수 있다.


골프를 배울 때는 그 고통과 스트레스가 컸다.

혼자 쳐야 했기 때문이다. 내 점수는 온전히 내 책임이었다.

하지만 탁구는 다르다.

상대방이 있다는 것의 무거운 책임감이 있지만, 동시에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도 있다.

공이 내 손을 떠날 때 나는 기도한다.

이 공이 정확히 친구의 라켓에 닿기를.

친구가 나의 노력을 받아주기를. 그리고 친구의 공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기를.

이것이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친구가 될 때, 가족이 될 때 하는 기도와 같지 않을까?

직업도 아니고 그냥 즐기기 위해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시간 동안 흘린 땀이

단순한 운동의 땀이 아니었다.

그것은 누군가를 배려하기 위한 노력의 땀이었고, 함께하기 위한 성장의 땀이었다.

2026년, 탁구장에서 나는 배웠다.

강함보다 정확함이, 승리보다 함께함이, 혼자의 완벽함보다 함께하는 서툰 리듬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공이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이 설렘 속에서, 나는 더 이상 겁내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내 공을 받아줄 누군가가 있고, 나도 누군가의 공을 받아줄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탁구장의 바닥이 빛난다. 그 위에서 우리의 삶도, 우리의 인생도 계속 핑퐁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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