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메이드

a female servant who does cleaning,laund

토요일엔 지방 상갓집이라며 급히 나갔고, 일요일엔 바쁘다며 낮 12시에 출근한 남의 편.
아이들은 각자 제 삶으로 흩어졌고, 집엔 나 혼자였다.

심심해서 당근을 뒤적이다 4천 원짜리 영화 티켓이 하나 튀어나왔다.
‘그래, 혼자 보지 뭐.’
6시 영화 예매를 해두고 “나 혼자 영화 보고 올게”라고 남편에게 카톡을 남겼다.

그런데 영화 시작 두 시간 전.
“일이 방금 끝났어.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아.”
결국 우리는 같이 극장에 앉아 있었다.

영화표는 두 장에 8천 원.
그런데 남편은 늘 그렇듯 팝콘과 콜라에 그보다 더 큰돈을 쓴다.
나는 예고편 나올 때만 몇 알 집어먹고 치우는 편인데,
남편은 팝콘 통을 배 위에 올려두고 영화 내내 우적우적 씹는다.
조용한 장면에서도, 긴장되는 장면에서도.
우적. 우적.

‘혼자 볼 걸.’
팝콘 씹는 소리에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후회했다.

영화는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젊은 하녀, 부잣집, 잘생긴 남편.
‘아, 또 뻔한 불륜 이야기겠지.’
기대 없이 보다가, 반전이 나왔다.

겉은 멀쩡했다.
부자고, 예쁘고, 딸까지 있는 아내.
그 딸까지 품어주는 멋진 남편.
하지만 속은 전혀 달랐다.
서로를 믿는 척만 했을 뿐,
각자의 욕망과 결핍은 집 안 어딘가에 숨겨져 있었다.

그 순간 문득 생각했다.
정말 드라마처럼 완벽한 부부는 이 세상에 없는 걸까.

옆을 보니 남편은 여전히 팝콘을 씹고 있었다.
조금 전까진 그렇게 거슬리던 소리가,
이상하게 현실적인 배경음처럼 느껴졌다.

영화는 끝났고, 우리는 아무 일 없다는 듯 극장을 나섰다.
불륜도 없고, 재미도 없고, 반전도 없는 대신
팝콘 소리와 함께 살아가는 부부.

‘그래, 이 정도면 괜찮은 거지.’
속으로 중얼거리며 생각했다.
팝콘 먹는 소리 정도는,
현실 부부가 지불해야 하는 가장 싼 관람료일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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