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짱 호핑투어에서 만난 현실

럭셔리의 거짓말




호텔 조식을 마친 후, 가이드와의 미팅이 있었다.

오늘의 일정은 "소이 아일랜드 호핑투어". 이름만 들어도 설렜다.

냐짱의 푸른 바다를 즐긴다니?

럭셔리 패키지라고 광고했으니 당연히 좋겠지. 나는 기대감을 안고 선착장으로 향했다.


"오, 배다!"


일반 스피드 보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이것도 럭셔리 패키지의 일부겠지? 나는 보트에 올랐다.


약 10분간의 항해. 홍문섬에 도착했다.

여기서 스노클링을 할 거란 말을 들었다.

세부에서 처음 스노클링했을 때를 생각했다.

산호초 사이를 헤엄치는 화려한 물고기들, 그 빛깔의 감탄함이란... 그런 경험을 또 할 수 있을까? 가슴이 설렜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의자부터 문제였다. 천은 오래되었고, 곰팡이 자국이 선명했다. "럭셔리"라고 광고한 곳의 의자 맞나?

하지만 그건 시작일 뿐이었다.


"이제 스노클링 장비를 드리겠습니다."

가이드가 말했다.


내가 기다린 건 풀셋 장비였다. 핀, 호흡기, 물안경. 세부에서 받았던 그런 풀셋 말이다.

그런데 나온 건?


물안경 하나뿐이었다.


"아, 호스도 주나?"


내가 물었다.

호스는 없단다.

왜냐하면 위생상 문제가 있다고.

혀가 들어가는 부위를 여러 사람이 사용하니까? 그럴듯한 변명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위생이 문제면 물안경은 괜찮다는 건가?


내가 들어 올린 물안경을 보자, 웃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 이거 상태가..."


곰팡이다.

물안경 렌즈에는 곰팡이가 핀 흔적이 선명했다.

투명하지 않은 뿌연 얼룩들.

호스를 주지 않는 이유가 위생이라면서, 이 물안경은 누가 쓰레기통에서 더럽다고 버릴만한 상태였다.



다른 물안경을 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건 가장 깨끗한 거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이게 "럭셔리"라는 단어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깨달았다.


장비는 이것뿐이었다. 둥근 주황색 튜브. 스노클링이 아니라 스노클링 흉내였다.


현지인이 나를 물속으로 인도했다. 팔짱을 끼고, 튜브에 매달려서. 이렇게 이동하다니.

세부에서는 자유롭게 헤엄쳤는데. 여기선 꼼짝도 못 했다.


수중 풍경은?


물안경의 곰팡이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 물고기가 별로였을까.

세부의 산호초는 생각났지만, 지금의 물고기들은 희미했다.

색깔도 탁했다. 그 감탄은 어디 갔나?


1시간이 지났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다시 소이섬으로 향했다.

소이 비치에 도착했을 때, 나는 배고팠다. 현지식이 나왔다. 맛은 괜찮았다. 음, 이 정도면 먹을 만하네.

하지만 곰팡이 핀 물안경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제 자유시간 1시간입니다."


1시간. 그것도 웃겼다.


주변을 보니 현지인들과 외국인들은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수영도 하고, 일광욕도 하고, 카페에 앉아 음료도 마시고. 그들은 이 섬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시간이 충분하면 이런 여유가 생기는 거지.


우리는 1시간씩 물 맛만 봤다.


"저기 가봐야겠다."

"여기도 봐야겠는데?"

"시간이 없다. 얼른 카메라에 담아."


패키지 투어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찍고 가고, 이동하고, 또 찍고, 또 간다.

마치 체크리스트를 지우듯이. 여행이라기보다는 의무처럼 느껴졌다.


원래 이틀 일정을 하루에 몰아서 하는 기분이었다. 여유가 없었다.


보트로 돌아오면서, 나는 생각해 봤다.


럭셔리 패키지라고 했는데, 무엇이 럭셔리한가?


스피드 보트? 그건 이동 수단일 뿐이다. 환경은?


곰팡이 핀 물안경, 곰팡이 핀 의자. 호스는 위생상 주지 않으면서 물안경은 준다고 했을 때, 나는 웃음이 나왔다. 이게 무슨 논리인가?


시간은?


1시간씩. 마치 카탈로그에서 이름만 체크하듯이.


세부에서 받은 스노클링은 정말 달랐다. 풀셋 장비, 충분한 시간, 깨끗한 물안경. 그리고 무엇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물고기를 감상할 수 있었다.


이번엔 다 달랐다.


나는 깨달았다. "럭셔리"라는 말이 얼마나 상대적인지를.


고가의 항공사, 좋은 숙소, 편한 이동 ― 이런 건 실제로 럭셔리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장에서의 서비스는? 장비는? 시간 배분은?


패키지여행이라는 게 바로 이거구나.

여러 팀을 한 번에 데려가야 하니까, 하루에 여러 장소를 방문해야 하고, 모든 게 타이트하게 정해진다.

그래서 "찍고 온다"는 표현이 나오는 거지.


럭셔리는 속도가 아니라 시간이다.


여유 있게 한 곳을 즐길 수 있는 시간.

배가 고프면 천천히 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

예쁜 것을 발견했을 때, 사진을 여러 번 찍고 그것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


1시간은 그런 시간이 아니었다.


그 1시간 동안, 나는 자유시간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왜냐하면 59분은 패키지 투어의 다음 일정을 기다리는 시간이었으니까.


"정말 럭셔리하려면, 이 섬에서 하루를 머물러야 했다."


나는 혼잣말을 했다.


곰팡이 핀 물안경과, 1시간의 자유시간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이 있다.


패키지여행의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 아니라, 시간이 없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이 없다는 건,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박탈한다는 것.


아, 차라리 세부였으면 좋았을 텐데.


아니면 이 섬에 묵을 수 있는 일정이었으면.


냐짱은 정말 푸른 바다였다.

하지만 그 푸른 바다를 제대로 즐기려면, 1시간이 아니라 1일이 필요했다.


그리고 사실 그게 진정한 럭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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