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감상 에세이 비평 수업 2회 차 후기
"12주 프로그램을 4시간에 갈아 넣어야 하는 강사님의 거룩한 도전"
오늘도 살아있음을 확인했다.
뇌세포가 아직 작동 중이라는 증거와 함께.
음악의 감동을 글로 담는다는 원대한 포부를 품고 수강한 감상에세이 비평 수업, 2회 차.
주제는 악기론이었다.
악기론. 듣기만 해도 뭔가 묵직하고 학술적인 향기가 진동한다.
나, 이거 들어도 되는 사람인가?
라는 의구심은 강의실 문을 열자마자 증발했다.
왜냐면 강사님의 외모와 예술인의 에너지를 풀가동 중이셨기 때문이다.
강사님의 오늘 미션은 간단했다.
원래 12주짜리 커리큘럼을 단 2회, 총 4시간 안에 완성하기.
이건 미션 임파서블이 아니라
미션 크레이지다.
그런데 강사님은 이걸 진지하게, 열정적으로, 그리고 약간 비장하게 시도하고 계셨다.
현악기의 변천사부터 시작해서 목관악기까지,
비평의 역사적 관점, 사회적 해석, 현대적 시점, 거기다 그 해석에 대한 반박 가능성까지.
쉬는 시간은 5분이었다. 5분. 물 한 모금 마시고 돌아오면 딱 맞는 그 시간에, 강사님은 이미 다음 슬라이드를 넘기며 우리 눈빛을 스캔하고 계셨다.
"이해되셨나요? 따라오고 계시죠?"
따라가고 있었다. 간신히.
마치 고속열차 뒤를 슬리퍼 신고 뛰는 기분으로.
연주자의 기술적인 면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언어적, 역사적, 현대적, 감상적, 이상적 관점으로 물 흐르듯 이어졌다. 좋은 연주와 나쁜 연주의 실제 예시까지 들어주실 때는 강의실 분위기가 확 살아났다.
그리고 강사님이 내리신 오늘의 핵심 결론한 줄.
"노래와 춤을 잘하는 사람이 연주도 잘 합니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내 인생을 조용히 복기했다.
노래. 음치다. 음정은 내 마음속에만 존재하고 실제로 나오는 소리는 별개의 생명체처럼 자유롭게 살아간다.
박자. 무시한다. 정확히는 박자가 나를 무시한다.
춤. 몸치다. 리듬을 타려 하면 몸이 먼저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연주. 당연히 못한다.
그래서 내가
나를 일생 비연주자로 결정지어 놓은 것이었다.
노래방가는것도 극혐하는 나
강사님의 열정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그 2시간은 어느새 홀딱 지나갔다.
빠듯한 시간 안에 수강생들과 함께 호흡하려 하셨던 그 진심은 분명히 전달됐다.
12주를 4시간에 압축하는 건 무리였지만, 그 열정만큼은 12주 치가 넘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수업을 마치고 아주 평화로운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듣기만으로 만족하자.
연주도, 노래도, 춤도 없이. 그냥 좋은 음악 앞에서 두 귀를 활짝 열고, 가끔 눈을 지그시 감으며, 조용히 감동받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음악을 사랑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오늘 강사님이 가르쳐주신 건 악기론이었지만 내가 배운 건 나 자신의 음악적 분수였다.
무지는 죄가 아니다. 다만 아는 척은 하지 말자.
다음 수업을 기다리며 집에 왔는데
카톡으로 장문의 숙제에 또 한번 놀람
숙제가 있는 수업 은 부담스러운데
시간 되실 때 오케스트라 영상을 시청해보시고, 현악기의 소리와 오케스트라의 타이밍 등 오늘 수업에서 배웠던 점을 글로 옮겨보는 경험을 해보길 권해드립니다.
30개의 유튜브 주소가.........
이 수업이 끝나고 나면
최소 오케스트라 보는 시선이 달라질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