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원했던 물티슈 알바

그러나



노트 나눠주는 알바를 할 때였다.

무겁다고 투덜댔다.

겨우 노트 몇 권이 뭐가 무겁냐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입에서는 자꾸 불평이 새어 나왔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부러운 알바가 있었다.

물티슈 배포. 가볍고, 아이들이 잘 받고, 시급도 높다고 들었다. 저거 한번 해봤으면.

그 바람이 이루어졌다.

건당 3만 원. 노트 알바보다 5천 원이나 높다. 단, 자차 필수.

자차는 있지. 신청하자.

일요일 오후, 물건을 받으러 갔다.


1박스에 300개가 넘는 물티슈, 그게 4박스였다.

그리고 홍보 전단지 한 박스.

거기까지는 그래, 예상 범위였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철제 입간판, 2개.

분명히 물티슈 배포라고 했다.

전화로 확인까지 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철제 입간판이 기다리고 있었다.

들어보니 묵직했다.

아, 이래서 자차 필수였구나.

깨달음이 왔지만 전혀 반갑지 않은 종류의 깨달음이었다.


트렁크는 물론이고 뒷좌석까지 꽉 찼다.

남편이 학원 지하주차장까지는 태워줬다.

거기까지였다.

짐을 내 차로 옮기는 건 내 몫이었다.

저 무거운 철제 입간판도, 300개짜리 박스 4개도.

남편은 차 안에 있었다.

나는 혼자 짐을 날랐다.

이렇게 많은 짐이 있는데.

속으로만 삼켰다.

말했다가 싸우기 싫었다.

출구에서 주차비 천 원이 나왔다.

학원에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천 원을 긁으면서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시급 3만 원이니까.

참자.

화요일 첫날이 다가오고 있다.

학교 앞에 도착하면 먼저 입간판을 양쪽에 세워야 한다.

설치 완료 사진을 찍어 전송해야 한다.

그다음 물티슈와 전단지를 돌려야 한다.

전단지. 아이들이 받을까.

받더라도 아마 열 걸음도 안 가서 버릴 것이다.

경험치로만 봐도

학교 앞에서 받은 종이는 가방에 넣지 않았다.

손에 쥐었다가 쓰레기통을 만나는 순간 놓았다.

내가 나눠줄 전단지도 그렇게 될 것이다.

물티슈는 그나마 낫다. 쓸모가 있으니까. 받아가겠지. 그래도 걱정이다.

아침 8시, 등교 시간, 아이들은 바쁘고 귀찮고 낯선 사람이 건네는 것을 받을 여유가 없다.

노트 알바 때는 내가 원하는 학교를 지정하고, 혼자 척척 해냈다. 익숙해지면 단순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철제 입간판부터 무겁고, 주차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모르고, 남편은 도와주지 않는다.

시급이 오른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더 많이 받는다는 건, 더 많이 감당한다는 뜻이었다.

그래도 해야지.

트렁크 가득한 박스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이미 싣고 왔으니까. 이미 천 원도 냈으니까.

화요일 아침, 8시. 일단 가보는 수밖에.

노트는 한 학교당 200권인데

물티슈는 한 학교당 300개가 넘게 들어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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