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
오늘 단톡에 "번개로 미술관 가실 분~" 하는 기분 좋은 글이 올라왔다.
얼른 달력을 보니 '탐방'이라고 두 글자가 적혀 있었다.
자세히 적어둘걸... 미술관에 함께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탐방'이 뭐였더라?
도무지 어떤 스케줄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 맞다! 오늘은 문학관의 '화성문학을 탐하다' 6번째 수업. 수요일 4시 30분, 목요일 7시.
한 달에 두 번 있는 인문학 수업을 듣다가 10월 30일 탐방 가는 걸 이제야 알았다.
우리가 흔히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접하면, 단순히 오래된 사실들을 모아둔 책이나 연대기의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강의를 들으며 깨달은 것은 역사가 결코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랑케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라고 정의했다. 겉보기에는 명쾌하지만, 사실 '있는 그대로'라는 것은 존재하기 어렵다. 똑같은 사건도 누가 보고 기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남겨진다. 이는 뉴스 보도와도 비슷하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도 언론이 다루지 않으면 사회적으로는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즉, 역사는 기록되었을 때만 의미를 가지며, 그 기록은 언제나 누군가의 관점이 스며든 것이다.
마르크스는 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라 했다. 사회는 모순과 갈등을 드러내고, 이를 극복하려는 과정 속에서 발전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금도 불평등과 차별, 환경 위기 등 수많은 문제들이 사회적 갈등과 논쟁을 거쳐 변화의 동력이 된다. 역사는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싸움과 저항 속에서 만들어진다.
에드워드 카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했다. 이 정의는 오늘날 우리가 가장 실감할 수 있는 설명이다. 과거 사건의 의미는 시간이 흐르면서 새롭게 해석된다. 같은 사건도 정권이 바뀌면 평가가 달라지고, 세대가 달라지면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역사는 언제나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쓰이는 것이다.
이 문학관은 나에게 위대한 스승과 같다. 맹자의 엄마가 자식 교육을 위해 서당 근처로 이사를 할 정도로,
정말 내 주위에 이런 문학관이 있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
요즘은 문학관 특별 기획이라 많은 강좌와 특강으로 가득한 시기라 더욱 자주 찾는 곳이다.
다음 주는 연극제까지 있어서 나의 문화 수준을 공짜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좋은 황금기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남들 부럽지 않다. 이런 문화공간이 나의 영역 근처에 있어서.
곧 20년이 되는 낡고 낡은 집이지만, 이런 좋은 위치 때문에 이사를 못 가게 날 묶어두는 그... 홍사용문학관. 그의 옆에 쌍벽을 이루는 나의 문학관 설치를 꿈꾸며 오늘도 끄적거려 본다.
결국, 현대적 시선에서 본 역사는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연결되어 끊임없이 해석되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역사를 누가, 어떤 시각으로 기록하느냐이다. 권력자만의 역사가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와 경험이 담긴 역사가 필요하다.
문학이나 예술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록되지 못한 삶과 목소리를 보완하고, 역사 속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존재를 증언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나에게 "역사란 무엇인가"는 이렇게 정리된다.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끊임없이 묻고 대화하며 새로 써 내려가는 살아 있는 이야기다.
그리고 홍사용문학관 옆에서 예비작가로 살아가는 나의 일상도,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는 역사의 한 조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홍사용문학관 근처에 사는 예비작가의 소소한 일상과 생각들을 기록합니다.
안네의 일기처럼 처음에는 나만의 일기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역사에 기록이 되듯......
나만의 역사를 남겨봅니다
오늘은 어떤 수강을 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