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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와 게으름 사이

by 윤옆

mbti 열풍이 어느덧 지나가는 듯했지만 나는 뒤늦게 mbti에 빠져들게 되고, 만나는 사람마다 mbti가 뭔지 묻고 있다. 그러면 사람들이 내 mbti를 맞춰보겠다 하곤 하는데 대부분 맞추지 못한다. 내가 사람들에게 나를 잘 드러내지 않아서 일수도 있겠다 생각도 많이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를 알아봐 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서운함도 생긴다.


mbti 중 마지막을 차지하는 P와 J를 놓고 보자면 거의 반반의 확률오 나는 판단하곤 하는데, 나를 P로 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내가 J라 했을 때 '네가 왜 J야?라고 물으며, J가 아닐 것이라 판단되는 예를 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머릿속에는 온갖 계획들도 가득 차 있지만 그 계획들을 게으름이라는 바이러스가 조금씩 잠식해 가며 계획을 없애버리는 것을. 게으름 바이러스는 참 부지런도 한 것이 하나의 계획은 게으름에게 잠식되고 나면 빠르게 그 게으름이 다른 계획들을 잠식하기 위해 달려든다.


그렇다고 계획을 세우지 않는 사람들이 게으르다는 것을 아니다. 내가 아는 P만 보더라도 성실의 아이콘 그 자체이다. 다만 J+게으름은 자신의 계획을 이루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함께 가져오며, 이럴 거면 처음부터 차라리 계획을 세우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P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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