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의 장래희망의 대부분이 인플루언서인 시대가 왔다. 이제는 유튜버, 틱톡커, 스트리머가 대세다. 소셜미디어가 우리 생활에 자리 잡은 지 20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놀라울 정도로 빠른 변화다.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하루의 순간순간을 기록하고, 1분 1초를 콘텐츠로 만들어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흔히 전통적인 연예인이 아닌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을 보면, 그들의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러한 콘텐츠에 열광하며 팬덤이 형성된다. 팬덤은 인플루언서가 사용하는 물건을 따라 쓰고 싶어 하고, 그들이 가는 곳을 함께하고 싶어 한다. 어찌 보면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많은 팬들은 단지 자신의 취향이 그들과 같을 뿐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다시 초등학생들의 꿈으로 돌아와 보자. 이 아이들은 왜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 할까? 아마도 ‘쉽게’,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면서’, ‘많은 돈을 버는’ 직업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보는 인플루언서들의 모습은 단편적이다. 언제나 화려해 보이고, 가만히 앉아서 한두 시간 말만 해도 돈을 벌거나, 짧은 시간 내에 콘텐츠를 제작해 ‘업로드’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성공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인플루언서의 삶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들의 일상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제나 빨간 불이 켜져 누군가를 의식해야 하는 삶, 사소한 일상마저 콘텐츠로 만들어야 하는 압박감, 그리고 언제든 대중의 반응에 의해 평가받는 삶이다.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많은 사람을 이 직업으로 끌어들이지만, 그만큼 경쟁률도 치열하다. 매일같이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하고, 어제의 스타가 오늘은 잊힐 수 있는 곳이 바로 인플루언서 시장이다.
한 번쯤 생각해 보자. 매 순간 카메라를 앞에 두고 생활하는 그들 모두는 행복할까? 사람들은 종종 인플루언서가 자유롭고 즐겁게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인적인 시간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휴식을 취하는 순간에도 콘텐츠를 고민해야 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아닌 ‘보여줄 가치가 있는’ 하루를 만들어야 한다. 심지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진다. 작은 실수 하나가 곧바로 논란이 되고,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더 많은 순간을 기록할수록, 점점 더 불안해지는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일이다. 또한 모두가 ‘쉽고 화려한 삶’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길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나만의 삶'을 위해 선택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어쩔 수 없이 시작했다가 지금까지 온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우리 사회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아닐까?'이다.
우리는 한 번쯤 멈춰 서서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정말 행복해지기 위해 기록하는 걸까, 아니면 기록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버린 걸까? 결국 중요한 것은 직업의 화려함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얼마나 행복을 찾을 수 있는가 아닐까?
일상시감록 - 살다가 문득 든 생각을 이리저리 끄적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