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었던, 도전했던 그 일 들. 회고록
내가 사회적 경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은 2013년이었다. IT를 전공으로 했으나 대학4학년 때 수강했던 '사회적 기업론'이라는 교양 수업 하나로 진로가 바뀌었다. '소셜벤처'라는 이름 아래 공공기관이 하지 못할 것 같았던 일들을 해나가는 것 같은 '사회적 기업' 혹은 '소셜벤처'라고 불리던 이들은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딜 준비를 하던 예비 사회초년생에게 너무나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나도 막연히 '그들과 같이 되고 싶다'라는 꿈을 꾸었는지 모른다.
그 당시 1세대 소셜벤처라고 불리던 '딜라이트'나 '트리플래닛', '빅워크' 등이 하던 사업은 기업은 '경제적 이익 창출'만 하는 곳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사회적 기여'라는 메시지가 주는 의미는 굉장히 컸다. 살면서 경험한 불합리하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이나, 사회적 배려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비즈니스로 해결하려 했던 그들의 행보를 막연하게 동경하기 시작했고, 나 또한 그 배에 올라타기를 바랐다.
4학년 2학기, 남들은 취업준비를 시작하던 시기에 나는 스펙업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스터디원 모집글을 보고 한 스터디모임에 참여하게 된다. 사회적 경제의 한 섹터로 분류되던 '협동조합'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실천해 보자던 그 스터디 모임은 1주일에 한 번 모여 경제와 협동조합 관련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논의했고, 사회와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난 '사회적 기업'에 더 관심이 있어 참여하게 되었지만 그간 나누어보지 못했던 주제에 빠져 매주 개근 출석하는 스터디원이 되었고, 지금도 고등학교 친구들이나 대학동기들보다 생각의 공유를 더 많이 하고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다.
스터디원들 중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협동조합 법인'을 만들어서 창업을 해보자고 의기투합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법인 설립을 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업들을 나열해 보고 시도하기 시작했다. 지금에서야 '고객의 니즈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그때만 해도 '우리의 니즈'를 '고객의 니즈'로 만들면 된다는 치기 어린 생각이 투영된 무모한 창업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청년 대상 협동조합 교육', '사회적 경제 청년 행사 운영', '청년 대상 강연 프로그램 운영' 등 우리가 고민하던 '청년의 일'과 '협동조합, 사회적 경제'라는 키워드를 합쳐 비즈니스가 아닌 비즈니스를 시작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