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
폭설로 인해 외출이 어려웠다.
폭설이 내려앉은 1월 4일, 분명 눈은 내리고 있었고, 너는 거기에 있었다.
문만 열고 걸어가면 되는데, 떨리는 손으로 문고리를 꽉 잡고 눈을 질끈 감으며 확 내렸다.
“왜 이렇게 겁쟁이일까…”
매일 오르던 낮은 언덕을 올라 너를 보러 가지만, 오늘은 숨이 차고 발목까지 쌓인 눈 때문에 넘어질까 조심스러웠다.
“오늘만큼은… 제대로 말해야 하는데.”
언덕 꼭대기에서 서서히 네 빛이 보이자, 몸이 떨렸다. 추위 때문인지, 긴장 때문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자꾸 보이네?” 했던 마음이… 어느새
“자꾸 보고 싶네”로 바뀌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나… 너 좋아해.”
너에게 향하는 발걸음이 우뚝 멈추고, 손을 꽉 쥐었다.
“거절당하면… 난 어떻게 하지…”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이를 악물었다.
다행히 너만 따로 불러서 다행이었다. 복도 한복판에서 고백했다면, 분명 놀림거리가 되었을 테니까.
잠시 너에게서 답이 없자, 조심스럽게 천천히 고개를 들고 네 눈을 바라보았다.
“혹시… 마음이 바뀌었을까?”
그리고 너는… 웃고 있었다.
왜 이제야 말했냐는 듯, 부드러운 미소로 내 고백을 받아주는 너의 모습에, 나는 또 한 번 반했다.
“이 순간을 잊지 못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