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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이 있었기에!

by 시골사모

8월 마지막 주일에 원주에서 남양주교회로 돌아가 은퇴예배를 드리고 원주로 완전히 돌아왔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다음 날부터 그동안 거쳐 온 교회의 교우님들, 오래전 은퇴하신 선배목회자분들과 친구들이 연이어 원주를 찾아오셨다. 덕분에 베란다에 쌓아둔 짐은 아직도 정리가 덜 끝났다.


지난 주일에 남편과 20대 청춘부터 친구사이였던 동료 목회자들이 사모님들과 함께 원주에 왔다. 맡고 있는 교회의 주일예배를 마치고 강화, 인천, 부천에서.


미리 원주가까이에 있는 산속에 숙소를 예약해 놓았고 숯불바비큐준비와 은퇴축하 케이크까지 준비해 왔다. 생각도 못한 깊은 산속에서의 은퇴축하파티는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이분들,80년대 초에 함께 대학을 다녔고 암울했던 군사독재시절에 함께 팔을 걸고 학교 교문을 나와 거리시위에 참여했다. 교회에서 사회과학공부를 함께하며 불평등한 세계구조와 역사가 바뀌어야 한다는 꿈도 함께 간직했던 청춘의 시절에 보석같이 만난 친구들이었다. 같은 교단의 목회자가 되어 보이지 않게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지할 수 있었던 동료목회자였다. 이제 남편이 은퇴의 첫발을 내디뎠고 내년부터 친구목회자들도 차례대로 은퇴를 하게 된다. 그리고 아내, 사모님들도 그 보이진 않으나 늘 무겁게 느껴졌던 짐을 홀홀 내려놓게 되리라.

고맙습니다!

그대들이 옆에서 함께 걸어 준 덕분에 나 외롭지 않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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