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할머니의 입말을 적어두자!
할머니는 ‘입 말’의 고수였다.
돌이켜보면 우리 삼 남매가 어렸을 때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어휘들을 되는대로 섞어 할머니만의 입말로 우리를 칭찬하기도 하고 협박도 하고 혼도내고 한바탕 웃게도 했다. 할머니의 입말은 굳이 애써 외우지 않았는데도 여태껏 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고 있다. 언제라도 출동명령만 내리면 속사포처럼 튀어나올듯하다.
논술에서 할머니의 입말은 서론을 시작할 때 중요한 시점 역할을 한다. 독자로 하여금 글의 주제와 서술의 전개 방향도 가늠하게 한다. 도입 부분을 지나 본론이 전개되는데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감이 안 잡히는 글이 있다. 이럴 때 글의 주제와 일치할만한 할머니의 ‘입말’은 글을 읽는 사람의 기대감과 호기심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글의 주제나 흐름을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게 한다. 다만 입말의 뜻을 길게 설명해서는 안된다. 입말은 어디까지나 글의 주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하는 보조장치임을 잊으면 안 된다.
할머니의 입말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 본다.
**시어머니 저녁 굶은 얼굴을 하고……
**사흘에 피죽 한 그릇도 못 먹은 것처럼
**남의 밭에서 오이 따다 들킨 여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