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최고의 글쓰기선생님 16.

손주를 바라볼 때의 그 눈길처럼

by 시골사모

손주를 키우고 있는 친구들, 친척들, 교우님들, 그리고 얼마 전에 아기를 낳은 조카딸 산후조리를 위해 미국까지 날아간 사진 속, 큰 올케의 모습까지……손주를 바라볼 때의 눈길들은 모두 한결같았다.

대충 스쳐 지나는 눈길이 아닌, 깊고 따뜻한 눈길이었다. 관심과 사랑 없이는 결코 드러나지 않을… 정말 ‘꿀이 뚝뚝’ 떨어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글쓰기는 사람과 사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과 따뜻한 눈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접 겪은 일, 간접으로 전해 들은 일, 모두가 글감이 되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이제 제 딸들보다 한 두 발짝 뒤에서 여유를 갖고 손주를 바라본다.

서울 정릉의 금난새 작곡가의 어머니가 원장이었던 유치원과 서울사대부속 초등학교입학을 위해 열심이었던 그녀들이 언제부턴가 딸과 며느리를 못마땅히 여기며 하는 소리가 있다. ”애(손주)가 잠시도 놀 틈이 없어! “

친구들은 극성스럽게 제 자식들을 키웠던 과거를 잊은 듯, 안쓰러운 손주의 일상에 할머니의 마음을 얹어 말했다. 나는 그녀들의 말끝에 딱히 뭐라고 대꾸는 안 했다.


남편이 정릉의 달동네에서 목회를 할 때, 우리 집은 문을 열고 몇 발짝 걸어 나가면 산동네 꼭대기를 오르내리던 마을버스가 다니는 길가에 있었다. 잠시 낮 동안만이라도 마당이 있는 곳에서 안전하게 놀다 오게 하고 싶어 택했던 곳이 “ㅇㅇㅇ유치원”이었다. 한 뼘의 마당조차 없는 상가건물에 위치한 유치원과 달리 넓은 마당에 잔디가 깔린, 음악가 금난새 님의 깐깐한 어머니가 원장이었던 유치원이었다. 잔디가 깔린 넓은 마당에서 마음껏 뛰놀며 지냈던 유치원 생활을 딸은 제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날들이었다.”라고 말했다. 힘들었던 중고등학교시절을 지나올 때에도 유치원시절을 생각하면 잠시나마 “위로가 되었다. “라고 말했을 만큼.

손주들이 어떻게 하면 책을 좋아하고 글을 잘 쓰게 될지 걱정하는 친구들아, 어떻게 해야 손주들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떠 오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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