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로 축하연주영상을…
남편의 직장을 따라 함께 미국에 가 있는 조카가 아들을 낳았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며칠 전 큰 올케와 전화통화할 때, 산바라지 하러 조만간 출국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예상보다 녀석이 일찍 세상에 나왔다. 올케가 보내준, 모자를 쓴 채 인상 쓰며 울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아버지와 엄마는 우리 삼 남매 중에 내가 낳은 두 딸과 첫째 남동생이 낳은 딸만 보시고 돌아가셨다. 막내 남동생은 결혼도 안 했을 때였다. 세 손녀를 끔찍이 예뻐하셨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손자도 안아보고 싶으셨을 것이라는걸 내 나이가 아버지와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의 나이와 같아졌을 때 처음 깨달았다. 두 분은 3년 차이를 두고 똑같이 쉰여덟에 돌아가셨다. 막내 남동생의 딸이 결혼할 때는 아버지 엄마생각에 간신히 울음을 참았는데, 큰 동생의 딸이 손주를 낳은 소식엔 잠깐 찔끔 흐른 눈물을 닦고 바로 피아노 앞에 앉았다. 악보도 찾을 필요도 없이 곧바로 생일 축하곡 연주연습을 했다! 각기 다른 두 곡의 생일 축하노래에 바로 덧이어 애국가를 연주해 붙였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국적을 갖고 어쩌면 미국에서 살게 될지 모를 조카손주가 그래도 자신의 뿌리는 한국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남편은 내 얘기를 듣고 그러지 말라고 말렸다. 괜히 애들 부담스럽게 하지 말라면서! 그러거나 말거나 어차피 연주는 내가 하는 거니까 남편이 담분이 데리고 산책 나간 사이에 신나게 연습을 해 두었다. 이제 잘 설득(?)해서 동영상 촬영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