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 한 송이를 건네며
첫 목회지, 시골교회에 있을 때, 꽃을 사려면 차를 타고 평택까지 나가야만 했다. 어느 날 남편이 꽃을 사 들고 왔다.
결혼하기 전, 언젠가 내 생일에 꽃을 사들고 약속장소에 나온 남편에게 말했다.”나, 꽃 선물, 진짜 아까우니 다시는 사 오지 말라”라고.
남편은 그 후로 꽃 선물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 날도 아닌 날에, 새삼스레 뜬금없이 꽃을 사들고 들어 온 남편의 속셈이 궁금했다. 궁금했던 속셈은 곧 폭탄선언이 되었다.
“여보, 나, ㅇㅇㅇㅇ에 가서 일하고 싶어!”
‘꽃을 사 온 이유가 이거였구나…’
딱, 여기까지만 내 이성이 작동했다.
그렇다고 치고받고, 던지고, 깨뜨리는, 드라마 속 난투극이 벌어지지도 않았다.
그냥 울기만 했다. 나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혼자 결심하고, 발령이 확정되자 그제야 말을 꺼낸 남편이 야속해서가 아니었다. ㅇㅇㅇㅇ에 가서 목회를 하겠다는 남편의 결심이 나와 두 딸들에게 어떤 삶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남편에게 “당신은 어디에서 목회할 때가 가장 행복했냐고” 물어보았다. 두 말도 않고 ㅇㅇㅇㅇ에서 목회할 때가 가장 행복했던 때였다.”라고 대답했다.
나도 이제야 비로소 말한다. 내게도 그때가 화양연화였음을!
ㅇㅇㅇㅇ에서 만났던 이웃들과 공부방 선생님들과 공부방 아이들 이야기를 글로 써보려고 한다.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청춘의 시절을 ㅇㅇㅇㅇ에서 함께했던 드림팀! 실무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그런데, 당신들의 이야기를 내가 쓰려고 하는 것을 허락(?)하실지, 그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