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 복지인가, 전략인가?
안녕하세요.
퍼실리테이션 연합동아리 Round Table 5기 기획컨텐츠팀 이승범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연근무제’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원격근무와 재택근무가 보편화되었고, AI와 같은 기술 발전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고 자율성 중시라는 시대적 요구가 맞물리면서, 유연근무제 확산과 4.5일제 시행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유연근무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 등을 선택하거나 조정하여 일과 삶의 조화를 돕고 인력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근무 방식입니다. 유연근무제의 형태는 근무 시간을 유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근무 장소를 유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으로 매우 다양합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근로자의 생산성 및 만족도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와 동시에 공정성과 문화적 단절이라는 부정적 효과를 함께 갖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연근무제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시간 유연성'과 '공간 유연성'이라는 두 축으로 나누어 핵심 딜레마를 분석하고자 합니다.
시간 유연성은 시차출퇴근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주 4일제, 4.5일제 포함)로 대표됩니다. 이 제도들은 개인의 바이오 리듬에 맞춰 업무 수행의 자유를 부여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제도의 핵심은 '자율 기반의 높은 몰입도'를 이끌어내는 데 있습니다.
시간 유연성 제도의 성공 사례로는 국내 에듀테크 기업인 휴넷을 들 수 있습니다. 휴넷은 임금 삭감과 조건 없는 주 4일제를 시행했음에도 2년 연속 매출액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성공의 핵심은 휴넷 CEO는 주 4일제를 단순한 ‘직원 복지’가 아닌 ‘생산성 향상 수단'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행복경영'이라는 기업문화의 근간 아래, 업무 과정 개선, 전략적 업무 폐기, 회의 간소화 등 생산성 향상 캠페인을 상시 진행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자유를 부여하되, 자율에 따른 책임을 성공적으로 조직 문화에 내재화시켜 업무 밀도와 몰입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이와 달리, 시간 유연성 제도의 실패 사례로는 ‘공정성의 문제’에 부딪힌 ‘카카오’를 들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격주 놀금제(2주마다 주 4일 근무)’를 시행했지만, 대규모 서비스 장애 사태에 놀금에도 일할 수밖에 없는 직원들이 생기면서 직무 간 형평성 논란이 불거져 결국 반년만에 ‘격주 놀금제’를 폐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HR이 직무 특성에 따른 보상 체계를 정교하게 설계하지 못할 경우 유연 근무제가 조직 내부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이는 사례입니다.
공간 유연성은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로 대표됩니다. 이 제도는 해외 거주자까지 인재 풀에 등록하고 장거리 출퇴근 근로자의 퇴사를 방지하는 인재 유치 및 유지 전략으로서 그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이 제도의 이면에는 팀워크와 조직 문화의 단절이라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공간 유연성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표적 사례는 스포티파이의 'Work From Anywhere(WFA)' 정책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직원들에게 거주지 선택권을 부여하여 전 세계의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경쟁력을 극대화했습니다. 이 성공은 단순한 재택 허용이 아닌, 구체적인 전략적 노력이 수반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스포티파이는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조직 문화가 약화되는 문제에 대응하여 정기적인 오프라인 이벤트와 1:1 멘토링 등의 전략을 활용해 직원들의 심리적 유대감을 유지하였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사무실을 '협업을 위한 선택지'로 적극 활용하도록 재정의함으로써, 대면이 필요할 때는 고밀도 협업에 집중하는 효율적인 팀워크 문화를 구축했습니다.
공간 유연성 제도가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는 디즈니의 출근 의무화 결정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디즈니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불가피하게 재택근무를 도입하여 운영했으나,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경영진 교체까지 감행했습니다. 그리고 전임 CEO 밥 아이거의 복귀와 함께 재택근무를 축소하고 직원들의 주 4일 출근을 의무화했습니다. 디즈니의 CEO는 창의적인 협업과 사내 문화 유지의 중요성을 이유로 이 결정을 단행했습니다. 디즈니의 이러한 결정은 창의성이 조직의 핵심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비대면 환경에서 자발적인 연결과 팀원 간의 유대감을 유지할 수 있는 문화적 설계를 선행적으로 마련하지 못했음을 시사합니다. 즉, 디즈니는 재택근무를 전략적인 근무 방식으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단순한 비상조치'로만 여겼던 것입니다.
유연근무제는 결코 시간 유연성과 공간 유연성 중 택일해야 하는 이분법적인 제도가 아닙니다. 이 두 축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며, 대다수 기업이 이 두 특성을 조직의 상황에 맞게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두 축 모두 '젊고 혁신적인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공통의 전략적 장점을 공유하며 인재 유치에 기여합니다.
유연근무제라는 거대한 제도의 흐름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그 성공은 결코 자동적이지 않습니다. 같은 제도를 도입해도 결과가 상이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유연근무제의 성공은 단순히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업종별, 직무별 다양한 상황과 직원들의 심리적 니즈를 파악하여 '공정성, 생산성, 팀워크'라는 복합적인 문제를 섬세하게 풀어내는 HR의 전략적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좋은 것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우리의 탐색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역량으로 발전되는 여정이 되길 바랍니다. RoundTable 5기 기획컨텐츠팀 이승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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