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방향을 바꾸다
안녕하세요.
퍼실리테이션 연합동아리 Round Table 5기 기획컨텐츠팀 김가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직 내 권력 구조가 다양한 ‘‘리버스(Reverse) 제도’를 통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전통적으로 조직에서 ‘말의 방향’은 한쪽으로만 흐릅니다. 상사는 부하에게 지시하고, 면접관은 지원자에게 질문하며, 피드백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옵니다. 그러나 최근 HR현장에서는 이 흐름이 서서히 거꾸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신입이 임원을 멘토링하고, 지원자가 면접관에게 질문하며,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전략 논의의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키워드는 바로 ‘리버스(Reverse)’입니다.
“Reverse”는 ‘(정반대로) 뒤바꾸다, 반전[역전]시키다’의 뜻을 가진 영단어로, 최근 HR분야에서는 이 단어가 다양한 개념과 결합하며 새로운 조직문화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버스 인터뷰(Reverse Interview)은 지원자가 면접관에게 질문을 던지며 이 회사가 자신이 함께 일하고 싶은 곳인지 직접 평가하는 과정입니다. 또한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은 젊은 직원이 임원이나 상사를 멘토링하며 세대 간의 시각 차이를 좁히고, 새로운 통찰을 공유하는 제도입니다.
흔한 면접의 풍경은 면접관이 질문을 던지고, 지원자가 답을 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요즘에는 “회사에 궁금한 점은 없나요?”라는 질문이 면접의 피날레를 장식하곤 하지만, 여전히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정한 리버스 인터뷰는 지원자가 스스로 조직을 탐색하고, 자신에게 맞는 기업인지 판단하는 역동적인 쌍방향 대화의 과정입니다. 구직자가 잠재적 고용주에게 질문을 던지며 조직문화, 의사소통 방식, 기업의 성장 방향성 등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죠. 이처럼 리버스 인터뷰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기존 면접의 틀을 넘어, 면접의 목적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흐름이 실제 채용 현장에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부터 ‘리버스 면접’ 제도를 도입해 지원자가 면접관에게 기업과 직무에 대해 질문하도록 했습니다. 회사는 지원자들의 사고력과 직무적합성, 간절함을 확인할 수 있고, 지원자는 회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는 면접관 중심의 일방적 구조를 깨고, 지원자에게도 조직을 평가할 권리를 부여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이직플랫폼 ‘헤딩(Heding)’ 또한 2차 입사 면접을 리버스 면접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헤딩은 지원자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고, 기업과 지원자 간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이 방식을 채택했는데요. 지원자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면접관들에게 검색만으로 해소하지 못한 궁금증들을 직접 질문하며, 이 회사가 자신의 커리어 성장에 어떤 의미를 가질지 능동적으로 평가합니다. 헤딩의 대표이사는 공정성과 자기 주도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기 위해 이러한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채용의 흐름은 심사와 평가를 넘어 대화와 탐색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리버스 면접은 단순한 면접 기법이 아니라, 기업과 개인이 서로를 존중하며 만나는 새로운 채용 문화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입사원이 상사를 멘토링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상사의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죠. 우리는 흔히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는 배울 점이 없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지식의 방향은 달라졌습니다. 디지털 기술, 인터넷 활용, AI와 같은 영역에 강점을 지닌 젊은 사원이 경영진을 가르치며 생겨난 제도가 바로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입니다. 지금은 새로운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을 넘어 신입사원에 대한 임원들의 신뢰를 높이고, 세대 간의 이해와 공감대를 넓히는 조직문화 혁신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리버스 멘토링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명품 브랜드 ‘구찌’ 있습니다. 2012년 당시 구찌는 명품 시장의 주요 고객층이 중장년층에서 젊은 세대로 이동하고 있었음에도, 여전히 전통적인 유럽 귀족 스타일의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했습니다. 그 결과 매출 정체와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죠. 이에 경영진은 젊은 사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하였습니다. 젊은 사원들의 의견이 제품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에 반영되면서, 3년 만에 매출 성장률을 반등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IBM, Microsoft, Shiseido, LG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이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리버스 면접이 ‘평가의 권력’을 거꾸로 돌렸다면, 리버스 멘토링은 ‘지식의 권력’을 뒤집었습니다. 이 두 제도는 서로 다른 목적과 배경에서 출발했지만, 공통적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배울 수 있다”는 하나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리버스는 위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움직임입니다. 이제는 명령이 아닌 이해와 신뢰, 그리고 듣는 용기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리버스는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방식을 바꾸는 문화적 실험인 셈입니다. 이 변화가 이어질수록, 조직은 더 유연하고, 더 인간적인 곳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좋은 것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우리의 탐색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역량으로 발전되는 여정이 되길 바랍니다. RoundTable 5기 기획컨텐츠팀 김가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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