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Digging] 의도적 언보싱

승진이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시대

by 라운드테이블

안녕하세요.

퍼실리테이션 연합동아리 Round Table 5기 기획컨텐츠팀 김가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의도적 언보싱(Unbossing)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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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 할 사람?”


이 말을 꺼내자마자 모두 시선을 피하는 경험은 팀플을 할 때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것입니다. 리더라는 위치는 많은 권한이 주어지지만 그만큼 책임이 커지는 자리이기에 자연스럽게 피하게 되는 역할일 겁니다. 직장의 경우에는 승진을 하고, 팀장이 되고, 임원이 되면 그에 상응하는 연봉이 따라오기 때문에 누구나 승진을 바라곤 했죠. 그런데 오늘날 조직에서는 승진을 마치 대학생 팀플의 조장처럼 오히려 꺼려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의도적 언보싱(Unbossing)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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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언보싱(Unbossing)이란, 관리자로 승진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늦추거나 피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워라밸을 특히 중시하는 Z세대가 중간관리자급 연차에 진입하면서 이 트렌드는 더욱 확산되고 있는데요. 높은 직급과 연봉이 곧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보상에 대한 큰 욕심 없이 최소한의 노력으로 워라밸을 우선순위에 두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글로벌 채용 컨설팅 기업 로버트 월터스가 Z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가 ‘중간 관리자가 되길 원치 않는다’고 답했고, 16%는 ‘중간 관리자 역할을 완전히 피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잡코리아가 국내 MZ세대 1,1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또한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4.8%)이 임원까지 승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왜 의도적 언보싱?]

그렇다면 어째서 흔치 않은 승진 기회까지 마다하는 현상이 일어났을까요?


1. 워라밸 가치관의 확산

스크린샷 2025-12-11 오후 10.48.40.png (출처 = 고용노동부 24년 상반기 청년층 대상 채용동향조사 결과 발표)

오늘날 일자리를 선택함에 있어 워라밸은 임금이나 복지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청년층 대상 채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청년(19~34세) 4,001명 중 69.2%가 좋은 일자리 기준으로 ‘임금·복지’를, 51.2%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선택했으며, ‘임금이나 복지보다 워라밸이 더 중요하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63%였습니다. 즉, 과거보다 ‘워라밸’의 가치가 훨씬 커졌고, 돈보다 워라밸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의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청년들이 여전히 임금·복지를 중요한 조건으로 꼽으면서도, 실제 선택의 순간에는 ‘얼마를 버는가’보다 ‘어떤 삶을 유지할 수 있는가’를 더 중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승진과 관리자 역할을 바라보는 태도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연봉이 조금 덜 오르더라도 내 시간과 정신 건강을 지키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관리자로의 승진은 매력적인 기회라기보다 워라밸을 위협하는 리스크로 인식되기 쉬운 환경이 된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의도적 언보싱은 일부 개인의 특이한 선택이 아니라, 일에 대한 가치관이 전반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관리자 역할의 업무 부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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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을 중요시하는 세대에게 오늘날 관리자의 역할은 더더욱 부담으로 다가오는데요. 조직은 관리자에게 성과는 물론이고 구성원의 행복, 업무 만족도, 심리적 안전감까지 책임지는 정서적 리더십을 요구합니다. 직원으로 근무할 때와는 달리 갈등 조정, 피드백 제공, 성과평가 등 심리적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업무를 맡게 되고,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가 증가하면서 원격 근무자의 근태관리와 동기부여까지 역할이 확대되다 보니 부담도 더욱 커졌습니다.


결국 관리자라는 자리는 단순히 ‘일을 더 잘하는 사람’이 맡는 역할이 아니라, 감정노동과 관계 관리까지 포함된 하나의 전문직처럼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요구사항은 늘어나는데 이를 뒷받침할 지원이나 보상 체계는 그만큼 빠르게 변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간극이 계속되는 한, 승진을 기회라기보다 부담으로 느끼는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3. 보상 대비 책임 불균형

앞서 언급했다시피, 관리자의 책임에 대한 보상 체계는 미미한 상황인데요. 직원들 사이에서는 “내가 감당해야 하는 스트레스 대비 보상이 크지 않다”는 불만이 누적되면서 언보싱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CXO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100대 기업에서 임원 승진을 하려면 119대 1의 경쟁률, 즉 0.84%의 가능성을 뚫어야 합니다. 이런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관리자가 되어 그 노력을 충분히 보상이라도 받는다면 언보싱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특정 직급 이상으로 승진하면 연봉이나 성과급은 증가하지만 계약직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인사고과 압박이 커지고, 안정성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점이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오늘날 직장인들은 가능성도 희박한 임원을 목표로 승진 준비를 하기보다는, 가늘고 길게 60세 정년까지 월급을 안정적으로 보장받으며 일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리더가 없는 조직은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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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언보싱(Unbossing) 현상은 리더의 공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관리자를 맡으려는 사람이 줄어들면 의사결정 속도는 느려지고 업무 효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팀의 방향성을 잡아줄 사람이 부족해지면 작은 일에도 조율이 필요해지고, 결국 전체적인 흐름이 무거워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또, 조직의 생산성 하락으로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승진과 보상은 구성원들에게 분명한 동기부여 역할을 해왔는데요. 이제 승진이 매력적인 보상으로 작용하지 않게 되면서, 굳이 더 많은 책임을 떠안으려 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결국 최소한의 일만 하려는 ‘조용한 퇴사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즉, 언보싱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동기부여 시스템 전반을 흔드는 변화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의도적 언보싱, 어떻게 대응하나?]

이러한 의도적 언보싱에 대응하여 많은 기업들은 다양한 동기부여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1. 삼성_명장제도

의도적 언보싱이 만연해진 오늘날, 조직은 ‘승진’ 하나만으로 동기부여를 해결하려는 기존 방식을 넘어, 다양한 성장 경로와 보상 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구성원이 꼭 관리자 트랙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전문성을 발전시키며 인정받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미인데요. 삼성의 명장제도는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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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승진 외에도 직원들의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보상해주는 제도를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인 명장제도는 제조기술, 설비, 금형, 계측, 품질 등 기술 전문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장인 수준의 숙련도와 노하우를 가진 직원을 ‘최고 전문가’로 인증하는 제도입니다. 명장으로 선정되면 격려금과 명장 수당은 물론, 정년 이후에도 근무할 수 있는 ‘삼성시니어트랙’ 우선 선발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됩니다.

이처럼 승진 트랙이 아닌 전문성 기반의 커리어 트랙을 마련해 구성원이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하고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언보싱을 완화하는 중요한 전략 중 하나입니다.


2. LIG 넥스원_승진 셀프 신청제도

의도적 언보싱이 확산되는 이유 중 하나는 승진 자체가 개인에게 매력적인 보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LIG 넥스원은 이러한 흐름을 완화하기 위해 ‘승진 Self 신청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근속 기간과 상관없이 직원 스스로 승진 시기를 정해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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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도는 본인이 준비되었다고 느끼는 시점에 승진에 도전할 수 있어, 승진을 외부 압력이 아닌 개인의 선택과 성장 욕구로 전환시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은 원하는 타이밍에 경력을 개발할 수 있고, 회사는 열정적인 인재를 빠르게 발굴해 더 큰 역할을 맡길 수 있어 양측 모두에게 유리한 시스템입니다. 무엇보다 “원치 않는 승진을 억지로 권유받는다”는 언보싱의 원인을 해소해, 승진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낮춘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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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언보싱은 이제 많은 조직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 현상을 부정적으로만 보거나 개인의 태도 문제로만 해석하는 데서 벗어나, 변화한 가치관 속에서 조직이 어떤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구성원이 원하는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고, 관리자 역할을 더욱 건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때, 조직은 언보싱을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것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우리의 탐색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역량으로 발전되는 여정이 되길 바랍니다. RoundTable 5기 기획컨텐츠팀 김가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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