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임에도 불구하고 들에 핀 꽃들을 보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일조량과 적절한 기온이 유지되지 않아 아직 만개한 꽃들을 찾아 보기 어려워 아쉽기만 하다.
봄비가 대지를 적시우는 지난 며칠동안 작은 화단에 피어난 수선화를 바라보게 되었다. 돌이 갓 지난 둘째 손녀와 얼굴을 마주치기라도 하면 활짝 미소를 띠는 것이 봄의 수선화와 겹쳐 보인다.
이른 시간 지인이 전화를 해서 식빵을 주문할 수 없냐고 한다. 직원들과 나누어 먹으려고 여러 종류의 식빵을 주문한다. 그분의 딸이 얼마 전까지 카페를 운영했었다. 디저트 만드는 작업이 너무 어렵고 힘들게 느껴져 몸에 이상 신호가 오면서 그만두게 되었고 식빵이 너무 맛있다며 칭찬 어린 격려를 한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주니 감사의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쁨이 넘쳐난다.
비가 온 후 화단의 잡초를 정리하다 보니 갈대 주변에 오래된 낙엽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비 온 뒤 약해진 토양에서 잡초를 제거하는 것이 너무도 편함을 전엔 몰랐었다.
관심을 기울여 사물을 바라보고 대할 때 꽃을 피워 낼 희망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지난 가을에 떨어진 나뭇잎 아래에서 동면하며 쌓여왔던 겨울의 묵은 때를 씻겨 버리는 봄비는 살랑이는 봄바람과 함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회복과 소생의 출발을 부추긴다.
어저껜 집안의 행사로 금강이 내려다 보이는 바비큐식당에 갔었다. 이런저런 음식을 준비하려 할 때 아주 작고 귀여운 강아지가 다가와 눈을 마주친다. 둘째 손녀가 어릴 적 혀를 내놓고 다니곤 했었는 데 그 모습 그대로 귀여움을 떠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다. 한참 동안 예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좋아서 혀로 핥고 몸도 뒤집으려 할 때 강아지를 부르는 주인의 소리가 들린다 "아이고 여기 있었네" 하며 작고 예쁜 강아지를 데려간다.
빵을 만드는 작업이 끝나고 부랴 부랴 청소를 마친 후 교회에 갔다. 교회의 입구에서 나를 기다리는 작고 귀여운 예쁜 아이가 예배안내 순서지를 주며 다정하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오늘 새벽기도 나오셨어요"라고 묻는다 나는 "아니 나오지 않았는데 " 하니 "피곤해 보여서요"라는 말을 건넨다. 작고 예쁜 아이가 말을 건네주니 너무 기분이 좋아진다.
다른 카페에 가서 가끔 커피를 마시다 보면 그곳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있다. 난롯가 주변에 기다랗게 누워 있는 고양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다가가 쳐다보면 같이 놀고 싶어 안달이 난다. 강아지나 고양이와 아이들은 어떤 경계가 없이 맞닿아 친해질 수 있다
사랑하면 보이는 것들이 많이 있다.
화단에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들을 기대하며 활짝 피어날 꽃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진다.
봄이 성큼성큼 다가와 사람들의 마음을 살랑살랑 흔들어 놓는다.
봄의 기운을 느끼며 새롭게 하루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