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30대와 잘 헤어지기
이유식
by
공삼빠
Mar 31. 2023
나에게는 미세한 수전증이 있다.
그렇게 티가 나는 것은 아니고 한찬 카메라가 유행할 때, 내가 손을 들면 진동이라는 표시가 나서 초점이 잘 안 잡히는 정도이다.
추가로 나는 세밀한 반복작업을 어려워한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는 이유식을 먹이기가 너무 힘들다.
아기의 입에 이유식을 넣을 때 약간의 떨림과..
이 약간의 음식을 정밀하게 아이의 입에 넣는 행위는 나에게 너무도 곤욕이었다.
처음 먹일 때는 신기한 마음.. 즐거운 마음들이 들었지만..
다섯 숟가락이 넘어가면 손떨림과 마음이 불편함이 자꾸 생겼다.
결국, 끝까지 밥을 못 먹이는 일들이 많이 생겼다.
아기는 이유식을 참 잘 먹었다.
나의 어머니께서 오셔 아기를 보면서 말씀하셨다.
"우리 애들은 잘 먹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잘 먹으니 너무 좋다."
그래 잘 먹으니 다행이다.
아빠의 능력이 안되지만 잘 먹어주니 얼마나 다행인가.
만약 아빠의 수전증에 이유식을 잘 먹지 않았다면,
아빠의 분노를 자주 경험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아예 아빠가 먹여주는 것을 경험해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유식 만들 때 야채를 썰어주는 일이었다.
200일쯤 아내의 계속되는 몸살로 젖양이 줄었다.
그래서 본격 분유 수유로 넘어갔다.
모유는 간식처럼 먹고, 분유수유, 이유식까지 참 골고루 먹는구나.
집으로 돌아와 보면,
젖병 설거지, 이유식 설거지, 우리 먹은 설거지가 잔뜩이다.
아니 이유식 먹는데 젖병은 여전히 많은지, 빨리 젖병을 다 치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기 가지기 전에는 분유와 이유식을 같이 먹는다는 것도 몰랐다.
분유 먹다가 바로 이유식으로 간다고 생각했던..
아니 이유식 같은 것도 몰랐다는 게 더 맞겠다.
분유야 그냥 타서 먹이면 되는 거고, 그다음에 밥을 먹는 줄 알았다.
그래 무지했다.
육아의 세계는 넓고 끝이 없구나.
늦게나마 알게 되었다.
이제 먹고 있던 것을 하나씩 끝내야 한다는 것을..
모유부터..
분유
그리고 이유식에서 유아식으로 가야 하는 험난한 산이 우리를 또다시 기다리고 있었다.
keyword
이유식
수전증
29
댓글
4
댓글
4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공삼빠
연애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작가지망생
공황장애, 도시에서 시골라이프, 삼남매(아들, 딸 쌍둥이)를 얻은 아빠입니다. 즐거운 일상과 고민을 나누고 싶습니다.
팔로워
138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모유수유와 분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