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과잉추정과 시간 과소추정
시간에 대한 인지 왜곡은 주의력 조절과 실행 기능의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일정한 시간을 공부했음에도 실제보다 더 오래 공부했다고 느끼는 것은 '시간 과잉추정(overestimation)'의 특징으로, 이는 내면의 주관적 체감에 의해 시간 경과를 왜곡하여 인식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반대로, 무언가에 주의를 빼앗기거나 몰입하여 딴짓을 할 경우에는 '시간 과소추정(underestimation)'이 나타나, 실제보다 짧은 시간만 흐른 것처럼 인식하게 된다(Barkley, 1997; Toplak et al., 2003).
시간에 대한 인지 왜곡을 점검해보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먼저 타이머를 설정한 후, 마음속으로 10초를 세어본다. 세기를 마친 후 실제 시간과 비교해보면, 자신이 시간을 짧게 느꼈는지 혹은 길게 느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시간 감각의 과잉 추정(overestimation)이나 과소 추정(underestimation) 경향을 자가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타이머를 10분으로 설정한 뒤, 화장실에서 외출 준비를 해보는 것도 좋은 실험이다. ADHD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실제보다 시간이 덜 지났다고 느끼는 경향, 즉 시간의 과소 추정을 보이기 쉽다.
특히 시간 감각(time perception)과 시간 관리(time management) 측면에서 뚜렷한 어려움으로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Sonuga-Barke et al.(2010)은 ADHD 아동이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도 시간 흐름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며, 일의 순서를 계획하고 조절하는 데 취약하다는 점을 보고하였다.
예컨대, 양말을 신거나 옷을 갈아입는 단순한 활동 중에도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 버리는 경험은 시간에 대한 주의집중의 부재와 실행 기능의 부족을 시사한다. 이처럼 자신의 뇌 감각이나 체감에 의존하기보다, 외부 시계나 알람과 같은 객관적인 시간 단서(external time cues)를 통해 행동을 조절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이 여러 연구에서 제시되고 있다(Clark et al., 2000).
지금 해야 할 일 1순위
ADHD 시간은 '지금' 또는 '옛날에, 예전에, 이따가, 다다다음주쯤에' 같은 개념이다. 아동은 이런 현상이 더욱 도드라지는데, 나이가 들면서 캘린더를 작성하는 으른스런 방식을 배우기도 한다. 우리가 결국 할 수 있는 시간관리는 '지금 무엇(행동)을 가장 먼저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지금 나의 행동이 바른 것인지를 생각해보자.
- 시간의 개념은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
시간약속은 내 중심이 아니라 상대방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상대방과의 객관적인 시각 단서이며, 약속이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내 시간을 존중하는 만큼 타인의 시간도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상대방의 시간을 지킨다는 개념을 가진다. 그리고 약속시간 10분 전으로 플래너에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기록 자체를 당겨서 적어두기)
- 욕구에 기반한 시간 개념
- 지각의 하지 말아야 할 이유(스트레스, 불이익 등)가 아니라 미리 해야 할 이유는 욕구에 기반한다. 개인적으로 이 방법은 내가 하는 방식이고, 무척 효과적이었으므로 적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모두에게 해당되진 않겠지만 즐거운 방식이다).
예) 욕구 목록
1. 학교에 내가 1등으로 가고 싶다.
2. 친구와 놀기 전에 먼저 놀이터에 가서 그네부터 실컷 타고 싶다.
3. 약속 장소 근처에 구경하고 싶은 예쁜 가게나 구경거리가 있으니까 미리 가고 싶다.
4. 숙제(업무)는 매일 한 장씩인데, 지금 당장 전부 해버리고 놀고(여유 부리고) 싶다.
약속 시간 전에 욕구시간을 하나 더 설정해 두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약속시간이 2시면 그 근처 디저트가게를 구경하러 가는 1시 30분 시간을 하나 더 적어 두는 것이다. 약속에 지각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케이크를 하나 더 구매하러 일찍 출발하게 되는 방식이다.
고등학교까지 나는 지각하기가 싫고, 지각을 이유로 뛰기 싫어서 1교시 시작하고 등교하거나, 무려 학교를 빠지는 날도 있었다. 아프다는 핑계로 결석하는 날이 꽤 많았다. 이런 상황은 무척 스트레스였다.
지각이 지독하게 싫어서 달리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대학교를 다닐 당시엔, 경기도에 살고 있는 나는 서울까지 두 시간 거리의 학교를 다녔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시는 여유를 갖고 싶은 생각에 매번 세 시간 전에 출발했다. 비효율적이지만 당사자는 무척 만족스럽다. 나이가 든 지금도 내 시간은 흘렀다 멈췄다가 반복이지만, 대학원 수업시간, 친구와의 약속시간엔 늦는 법이 없어졌다.
아동과 대화하면서 이런 욕구를 캐치하고 적용시켜주자.
욕구에 기반한 시간개념은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것들이기에, 이러한 습관이 형성되면 '나는 지각하지 않는다'라는 개념도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등교준비하기!
행동을 체크하자 - 아침 행동 스위치
등교준비 과정에서 시간이 넉넉해도 뇌의 실행 기능 저하로 인해,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이 어렵다.
스위치를 여러 개 준비하여, 행동에 불을 켜게 하는 방법이 있다(인지행동 미술치료 프로그램 방식으로 고안하였다).
식사 후 양치질, 옷 입기, 가방 챙기기 등으로 스위치에 목록을 적어서 아침마다 행동에 스위치를 하나씩 키면서 등교준비를 완성하게 한다. 초등 저학년이 재밌게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등교 시간은 50분까지이지만, 40분까지라고 생각하며 준비한다. 그렇게 하면 서두르면서도 시간을 맞출 수 있어 지각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방법은 시간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동에게 시간 감각을 익히게 하려면, 처음부터 조금 빠르게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예를 들어, 공식적인 등교 시간은 50분까지지만, 40분이 원래 등교 시간이라고 알려주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시간에 맞춰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작은 조정이라 할 수 있다.
늦장 부리고 싶은 사람은 없다.
지각을 하는 것 자체로 스트레스와 죄책감을 느끼고 결국 자기 효능감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생활습관은 중요하다. 지각은 매일 반복해서 겪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