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사이좋은 비결
이제 결혼한 지 6년이 다 되어 간다. 보통 연애시기엔 사이가 좋아도 결혼 이후로는 티격태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부부는 싸운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외려 연애 시절 서로의 의중을 잘 헤아릴 수 없어 서로 잘 토라지곤 했었다. 결혼을 하면서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자 오해할 일도 적어지니 자연스레 싸울 일도 없어졌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남편과 친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게 나는
모닝키스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남편이 출근할 때 배웅하면서 가볍게 하는 입맞춤이 우리 부부가 여전히 금슬이 좋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별 거 아닌 행동이지만 거의 6년을 계속해서 하는 행동이라면, 이건 참 중요한 의식인 것이다.
굳이 스킨십의 중요성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아침마다 남편과 모닝키스를 하기 위해서는 그 전날 크게 의가 상할 일이 없어야 한다. 꼴도 보기 싫을 정도로 다퉜다면 모닝키스는 고사하고 얼굴 쳐다보기도 싫을 것이다. 설령 그렇게 다투지 않더라도 무언가 상대방에게 서운한 일이 있으면, 이런 행동이 하기 힘들어진다.
그럼 우리 부부는 어떻게 아무 갈등 없이 잠자리에 들 수 있는 걸까. 저녁 시간에 적절한 대화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대화보다 중요한 게 함께 한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게 할 말이 없더라도 옆에 같이 있어주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참 좋은 술친구이기도 하다. 보통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은, 저녁 시간 엄마는 열심히 저녁을 차려 식구들을 먹이고, 식사하고 난 후에는 또 열심히 정리를 한다. 우리는 이 과정이 느긋하다. 저녁 준비도 같이 할 때가 많고(내가 살림을 잘 못해서), 정리도 남편이 많이 도맡아 한다. 그리고 가끔 함께 반주를 하는데, 그럴 때는 더 오랫동안 식탁에 함께 있는다.
나는 보통 한 잔 정도만 마시지만, 남편의 술잔이 남아 있으면 술을 더 마시지 않더라도 그냥 옆에서 술친구가 되어 준다. 나는 이 부분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술을 혼자 마시지 않게 해주는 것이 생각보다 큰 위안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쓰고 보니 술집 마담 같네. 허허) 어쩌면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과음을 했던 이유가 혼술을 하게 놔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술을 마신다는 것은 단순히 음료는 마시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 위로와 위안이 필요할 때 우리는 알코올을 찾는다. 그러니까 술은 그놈의 “갬성”이다. 그런데 혼술을 하게 되면 그 갬성을 술로만 채워야 하니 과음하게 되는 것이다. 술친구가 그 갬성을 조금이나마 채워준다면, 술의 도움을 조금 적게 빌려도 되는 것이다. 말하지는 않지만, 바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 부부가 이렇게 식탁에 앉아 있으면, 아이들도 무언가 재밌는 일이 있나 싶어서 자꾸 엄마, 아빠 무릎 위로 올라온다. 그러면서 아이들 얘기도 하고, 서로 장난치며 웃기도 한다. 그렇게 오붓한 저녁 시간이 흘러간다. 누구도 소외받지 않았고, 모두가 함께 하는 그런 시간이다.
그렇게 저녁 시간을 잘 보내다 보니 아침에도 서로의 얼굴을 기분 좋게 볼 수가 있다. 어쩌다 내가 늦잠을 자서 배웅을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마음은 늘 한결같다. ’안전하게 출근하고, 오늘 하루도 힘내!(하트하트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