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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박사 Sep 02. 2024

무소비 챌린지

생각보다 할 만 한데?

육아를 하는 엄마, 아빠들만큼 온라인 커머스를 맥여 살리는 사람들이 어디 있을까? 내 친구는 아예 마트를 가지 않고 쿠팡으로만 매일매일 식재료를 산다고 한다. 마트를 가는 것 자체가 피곤하고, 짐 옮기는 것이 너무 힘들다나?!


사실 육아를 하다 보면 갑자기 무언가가 떨어져서 안절부절못할 때가 있는데(분유, 기저귀 등), 그럴 때 로켓배송은 얼마나 구세주인지…! 온라인 쇼핑 덕분에 그전 시대보다 얼마나 육아가 수월해졌는지는 정말 상상도 못 할 것이다.


그런데 너무 쉽게 살 수 있으니, 정말 너무 쉽게, 자주, 많이, 쓸데없는 물건들도 사는 게 문제다. 아이들을 위한답시고 더 자주 쓸데없는 것들을 산다. 핫딜이 뜨면 쟁여놓는다고 더 더 많이 산다. 그러다 슬쩍 내 옷도 사고, 화장품도 사고…


어느 순간 내가 약간 쇼핑에 중독된 것 같다는 자각이 들었다. 일어나자마자 쇼핑 앱을 켜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 것.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겠단 생각이 들어 무소비 챌린지를 시작해 봤다. 먹는 것 혹은 생필품 빼곤 소비하지 말자는 것.


일단 무언가 사야겠단 생각이 드는 물건이 떠오르면, 정말 필요한 지 생각한다. 바로 결제하지 않고, 반나절 정도 지나 다시 장바구니를 보면, 참 신기한 게 지금 당장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물건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일단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부터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완전히 소비한 후에 사자고 마음먹는다. 호기심 때문에 sns 핫템을 보면 마음이 흔들리긴 하지만, 그래도 거듭 재고해 본다. 아,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의 유혹을 거부하는 것이란 얼마나 힘든지…! ‘사라사~ 사라고!!’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은 진리다. 네이버 검색만 해도 줄줄이 광고가 뜬다. 자꾸 보면 궁금하고, 사고 싶어 진다. 게다가 사서, 내꺼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쉽다. 이런 시대에 무소비 지출 챌린지는 정말 대견스러운 도전 아닌가.


솔직히 지난주엔 또 한 번 운동기구 인쇼를 했다. 갑자기 할인을 해준다 하니 거부하기 힘들었다… 솔직히 운동기구가 막상 오면 내가 과연 열심히 잘할지는 모르겠다. 한두 번 깔짝대다 말지도 모른다. (아마 운동이 힘들수록 그렇게 될 확률이 높음) 역시나 어리석은 소비였다는 걸 아마 며칠이 지나면 깨닫게 될 것 같다.


이번 주는 부디 그런 세이렌의 유혹을 잘 견디길 바란다. 의미 없는 유튜브 시청, 쇼핑 앱 둘러보는 습관들을 좀 줄여야겠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난달 부로 쿠팡은 끊었다.) 대신 책을 보는 시간을 좀 더 늘리고.  아이들하고 한 번이라도 더 까르르 웃으며 뒹굴고 노는 시간도 더 늘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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