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십대 엄마를 기록하다
인천가톨릭 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실
모두가 넋을 놓고 앉아있는 가운데 불현듯,
"네 아빠가 나한테 그랬어.
'당신은 참 천사 같은 여자야.'라고.
나한테 천사 같은 여자라고 말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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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동생과 눈이 마주친 것도 같다.
"아~ 아버지가 엄마한테…
최고로… 최고의 찬사를 해 주셨네.
엄마, 너무 좋으시겠다.
아버지가 엄마한테 최고의 찬사를 남기고 가셨네.“
약 3초간 정적이 흐른 뒤
다소 과장된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렸다.
동생과 제부도 서둘러 맞장구를 쳤다.
"항상 깨끗하고 깔끔하다고 칭찬했어.
그러면서 네 아빠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나한테 '당신은 참 천사 같은 여자야."라고 말해줬어."
다행히 아버지는 홀로 남은 엄마한테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남기셨다.
3년 투병 생활의 온갖 잡음과 원망, 후회를 한꺼번에 소거해 버리는 마법 같은 언어였다.
이제부터 엄마는 아버지와 함께 한 55년 추억 중
‘천사 같은 여자’라는 최고의 찬사만을 되새기며 여생을 살게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었다.
그렇게 울 엄마 정님 씨는 자타 공인 '천사 같은 여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