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똘똘하고 야무지고 100이 다 좋은데 딱 하나 아쉬운 건.....
쌀쌀맞은 성격.
정님 씨가 동거인 손녀딸에게 바라는 것 한 가지다.
대학에 들어가며 외할머니 집에 신세 지게 된 딸아이를 두고 나의 엄마 정님 씨는 요즘 불만이 많다.
얼굴도 예쁘고 몸도 가느다란 게 공부도 잘하고 알바도 열심히 하고 똑 부러지게 야무져서 다 좋은데
그렇게 예쁘게 생겨가지고는 말 한마디 걸면 팩팩거리고 톡 쏘아버리는 말투가 몹시 거슬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다.
그래도 집에서만 그러지 밖에서는 또 안 그래요.
라며 두둔이라도 할라치면,
밖에서만 안 그러면 뭐 하냐.
집에서도 말 좀 상냥하게 사근사근해야지.
맨날 문 콕 닫고 제 방에만 틀어박혀 있기만 하고,
거실에 나와서 내 옆에 있지도 않아.
텔레비전에 보면 할머니랑 사는 애들은 외할머니 좋다고 얼굴도 비비고 살갑게 굴던데 쟤는 왜 저러랴.
네가 잘못 키워놨어.
지금이라도 고쳐놔야 나중에 욕 안 먹지.
네가 지금이라도 타일러서 저 톡톡 쏘아붙이는 성격부터 고치라고 해.
엄마, 서영이는 어릴 때부터 살갑지 않았어.
제 할머니한테도 한 번을 업히지도 않고 밀어내기만 한 걸.
얘기해도 고쳐지지 않아.
그래도 네가 얘기해서 고쳐야지.
저렇게 자라서 어떡하냐.
난 무서워서 말 한마디 못 하겠다.
네네 알았아요.
얼른 대화 주제를 돌려본다.
그랬더니 요즘 노래 교실에서 만나 어울리는 ㅅㄱ엄마를 한참 흉보다가
갑자기 요즘 납골당에 자리가 없어 장례를 치르고도 일주일째 장례식장에서 못 나가고 있다는 지인 이야기까지 엊그제 얘기한 이야기를 마치 처음 하는 것처럼 무슨 대단한 일인 것처럼 또 이야기한다.
근데 엄마, 그거 아세요?
엄마 옛날에 나한테도 똑같이 그렇게 말했어요.
톡톡 쏘는 말투, 팩팩거리는 나쁜 성격 좀 고치라고.
근데 엄마랑 이야기하다 보면 엄마가 자꾸 다른 사람 외모 얘기하면서 흉 보고 엄마 편 안 들어주면 화내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자꾸 짜증 나는 말투가 나오게 되는걸요.
TV를 봐도 자꾸만 연예인 외모에 얼굴 품평하고 그래서 도저히 TV에 집중할 수도 없고,
엄마 말 안듣고 딴짓한다고 면박주니 답답하고 짜증 나는 것도 다 엄마 때문이잖아요.
제 딸도 마찬가질 거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