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by 개천의 용

'인간이 인생을 살아가는 의미와 목적은 어디에 있을까?'


가장 근원적인 이 물음에 나는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란 '자신의 내면을 성장시키고 영혼을 갈고닦는 것'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살아가는 동안 욕망 때문에 방황하고 휘청이는 것이 인간이라는 생물의 본성이다. 인간이란 그대로 내버려두면 재산과 지위 그리고 명예를 탐하느라 한없이 쾌락에 빠져드는 존재이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려면 먹을 것과 입을 것이 부족하면 안 되고, 불편 없이 생할할 수 있을 만큼의 돈도 필요하다. 입신양명을 바라는 마음 역시 삶의 원동력이 되므로 이러한 욕망 자체가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그러한 욕망은 어디까지나 현세에 한정된 것이며, 욕심을 부려 양껏 손에 넣는다 해도 어느 것 하나 저 세상으로 가져가지 못한다. 이 세상에서 얻은 것은 이 세상에서 다 청산해야 한다.


그중에서 단 하나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영혼'이 아닐까? 죽음을 맞이할 때는 현세에서 이룩한 지위와 명예는 물론이고, 재산도 모두 버린채 오로지 영혼만 가지고 새로운 길을 떠나야 하낟.


그러므로 나는 이 질문에 단 1초의 망설임 없이 태어났을 때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라고,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고 숭고한 영혼을 지닌 채 죽어가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수없이 많은 고난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속세에서 행복과 불행의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리며 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지칠 줄 모르고 치열하게 살아간다. 인간이라면 그 과정 자체를 수련이라 생각하고, 이를 위한 도구로서 인성을 기르고 정신을 수양해 이 세상에 찾아왔을 때보다 높은 차원의 영혼을 지니고 떠나야 할 것이다. 나는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으로 이보다 더 가치 있고 숭고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고, 오늘보다 가치 있는 내일이 될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노력하며 살아가라. 그 끊임없는 작업 속에서 건실한 자세로 겸허하게 수행의 길을 걸어나갈 때 비로소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과 가치가 빛을 발할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즐거운 일보다 괴로운 일이 더 많기 마련이다. 때로는 왜 나만 이렇게 큰 고통을 겪어야 하느냐며 신을 원망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세상이 나를 힘겹게 할수록, 이 역경은 마음과 혼을 갈고닦기 위한 시련이라 생각하며 오히려 기뻐하길 바란다. 고난은 인격을 단단히 연마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시련을 '기회'로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이 한정된 인생을 진정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현세는 인간의 내면을 성장시키고 인격을 기르기 위해 주어진 기간이자, 영혼을 갈고닦기 위해 존재하는 수양의 장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의미와 인생의 가치는 마음을 수양하고 영혼을 연마하는 데 있다.



단순한 원리 원칙을
흔들리지 않는 지침으로


영혼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영롱하게 빛나기도 하고, 또 탁하게 흐려지기도 한다. 우리의 마음 또한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와 가치관에 따라 고상해지거나 비루해질 수 있다.


이 세상에는 뛰어난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마음이 올곧지 못해 잘못된 길로 빠지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가 몸담고 있는 경영 세계에도 '나만 돈을 벌면 그만'이라는 식의 자기중심적 사고로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경영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기에 왜 그런 행동을 벌였는지 의아해지기도 한다.


예부터 "재능이 너무 뛰어난 사람은 재능으로 망한다."라는 말이 있다. 재능이 넘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탓에 가지 말아야 할 방향으로 엇나가기가 쉽다. 이런 사람들은 설사 재능 덕분에 한 번은 성공할지 몰라도, 결국 재능에만 의존한 나머지 언젠가는 실패하게 된다. 그래서 재능이 남들보다 뛰어날수록 그 우수한 능력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나침반이 필요하다. 그 지침이 되는 기준이 이념과 사상, 즉 철학이다.


철학이 부족하고 인격이 미숙하면 제아무리 재능이 차고 넘치더라도 '재능은 있지만 덕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받기 마련이며, 뛰어난 능력을 올바른 방향으로 펼치지 못해 잘못된 방향으로 빠지기 십상이다. 이는 비단 기업의 리더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며, 모든 사람의 인생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인격은 '성격+철학'이라는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는 성격에 성장 이후 인생을 걷는 과정에서 배우고 익힌 철학이 어우러져 '인격'이 형성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격과 후천적으로 학습한 철학이 합쳐져 인격, 즉 마음의 품격이 도야되는 것이다.


결국 '어떤 철학을 토대 삼아 인생을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이 결정된다. 철학이라는 뿌리를 단단히 내려야 인격이라는 나무의 줄기고 굵고 곧게 성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철학이 필요할까? 그 기준을 한마디로 짚어보면 '인간으로서 올바른가, 아닌가'이다. 부모라면 자녀에게 늘 일러주곤 하는 단순하고 소박한 가르침이자 인류가 예로부터 당연시해 온 윤리와 도덕이다.


나는 27세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교세라'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경영에 관해서는 완전히 초짜여서 관련된 지식도, 경험도 없었기에 대체 어떻게 해야 경영을 잘 해나갈 수 있을지 알지 못했다. 나는 고민 끝에 '일단 인간으로서 옳은 것을 올바르게 지켜나가자'고 마음을 정했다.


구체적으로 꼽아보면 거짓말하지 않기,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정직하게 행동하기, 욕심 부리지 않기, 자신만 생각하지 않기 등의 지침들이었다. 결코 거창하지 않으면서도 어릴 때 부모와 선생님에게 한 번쯤 배웠을, 그러나 어른이 디면서 망각하고 살기 쉬운 기본적이고 단순한 도덕 규범을 '경영 지침'이라 인식하고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경영에는 무지했지만 '세상에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진 도덕과 윤리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고서 좋은 결과를 얻을리는 절대 없다'는 단순한 사실만큼은 확실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매우 단순한 기준이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이치에 맞는 원리였다. 이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경영한 결과, 언제나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길을 걸어가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다.



- 이나모리 가즈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