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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둥 May 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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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규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이 매거진은 김용규<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에 대한 리뷰를 긴 호흡으로 적은 것이다.


이 책을 처음 잡았을 때에는 책을 소개하는 책 쯤으로 여기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집착하게 되어서 결국은 두 번이나 읽게 되었다. 그저 좋은 책을 소개해주는 정도의 책으로 치부하기에는 절대로 가볍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각 챕터마다 한 권씩 총13권의 책을 소개하는 것처럼 보인다.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고 핵심 내용을 지퍼 주는 것이 주된 내용임에는 틀림 없지만 이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책은 이 13권만이 아니다. 이 13권의 책의 다양한 사상들을 풀어 내기 위해서 수 많은 철학 서적과 시와 소설들을 인용하면서 굉장히 탄탄한 구성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저자의 지식의 방대함에 놀라게 된다. 한 사람의 머릿 속에 이런 내용이 다 들어가 있을까 감탄하게 된다. 저자에 대해서 찾아보면서 알게 된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다.


이 책이 특이한 점은 목차만 읽었을 때에는 철학적 사유가 있는 주제들를 가지고 그것에 해당하는 책들을 소개하는 듯한 내용으로 보이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모든 주제들이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 된다. 바로 구원이다. 정확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구원이란 암흑과 같은 무의미한 삶에서 존재의 이유를 찾고 감사와 만족으로 삶을 살내는 것이라 나름대로 정의해 본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우리가 인지하지도 못한 순간에 어떠한 방식으로 구원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문학과 철학을 넘나들면서 설명해준다.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깨닫게 되고 인식의 틀을 넓혀 주는 소중한 책이다.


먼저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가장 흔한 구원의 방식부터 보자. 우리는 어릴 때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곳에 취직하거나, 어떤 방법이 되었든 돈을 많이 벌어 부유한 가정을 일구는 것이 최고의 삶인 것으로 교육 받으며 자라왔다. 그래서 공부도 하고, 돈벌이도 하고, 뭔가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생업에 매진한다. 나아가 자녀도 부유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개성을 살려 원하는 일을 하도록 유도하기 보다 공부에 매진하도록 한다. 왜 이렇게 달리면서 살까? 돈이나 명예가 삶의 전부 인것처럼 살아야하나? 그게 인생인가? 지금에 와서 보니 학창시절 우리를 가르쳤던 선생들도 부모도 어떤 것이 참된 인생인지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했던 것 같다. 한 번도 원하는 만큼 가져본 적이 없는 부와 명예가 좋아보이고 빈궁이 비참인 것으로 공식화 했던 것이었다. 이 ‘빌어먹을 삶’의 구원은 오직 빈곤의 탈출에만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살아보니 이것은 지극히 자본주의적 사고 방식이며 의식의 주체로서 내가 아닌 타인의 사고를 피동적으로 수용한 결과이다. 남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살아가니까 딱히 생각이 없는 혹은 생각할 여유도 없는 대부분은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그것이 진리인양 교육받았기에 상향이든 하향이든 어떤 식드로든지 평준화를 추구하는 우리 교육의 특성상 개인에게 질문조차 허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구원은 어떤 것이 있을까? 어떤 삶의 방식으로 개인이 평범한 삶에서 구원에 이를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서 조망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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