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내 맘에는 늪이 하나 있어
속으로 속으로 가라앉히는 늪이
그런데 나는
굳이 굳이 늪 밑바닥으로 들어가
진흙 속에 파묻혀 떠오를 일 없는 그것을
왜 굳이 캐내려 드는지
쾌쾌하고 얼룩져 아무것도 비추지 못하는 그것을
왜 굳이 씻어서 모양을 확인하는지
칠흑 속에 잠겨 잊혀질락말락한 그것을
왜 굳이 늪 밖으로 꺼내 두는지
자기가 직접 늪 속에 버렸으면서
왜 그것을 움키려고 스스로를 던지는지
내 마음에는 늪이 하나 있어
내가 나를 버리고
내가 나를 다시 건져올리는
깜깜한 늪이.